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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한글부적' 발견..토속신 섬겨

<일본에서 `한글부적' 사용, 토속신 섬겨>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제558돌 한글날을 나흘 앞둔 가운데 일본에서 한글 부적을 사용하며 토속신을 모시는 신사(神社)와 마을이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 돼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부산외대 김문길(金文吉) 교수에 따르면 일본 시코쿠 도쿠시마시 야마시로 라는 마을에는 신사와 집집마다 이 지역의 토속신인 `에비스(エビス)'를 섬기고 찬 양하자는 내용의 한글 부적을 붙여놓고 있다.

또 이 마을 주민들은 에비스신 축제와 경조사 때 에비스신이 직접 적어줬다는 이 부적을 일본어로 낭독하고 있으나 한글로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특히 115페이지 분량의 `계시록'을 갖고 있는데 이 계시록의 제목도 ` 가이ㅣㅏ아(카미야마.神山)의 계시록'으로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김 교수는 관련자료를 공개했다.

계시록에는 생활법규와 신의 계시 등을 담고 있어 주민들은 이 책을 기독교의 성경처럼 여기고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 지역 외에도 오카야마 비전시 가가도와 후쿠오카 히예신사, 나고 야신사, 관서지방의 한 역사자료관 등에도 토속신은 다르지만 이들 신을 찬양하는 한글 부적을 붙여놓고 있거나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시키히토시 일본 초고대연구소 연구원 등 일본학자들은 이 부적이 고대사회부 터 전해 내려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김 교수는 "1600년대 조선통신사가 전 한 한글이 지금까지 전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글이 일본에서 신을 섬기는 부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당시 한글 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면서 "한글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있음)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