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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둥이 바람' 출산 적령기 파괴

[뉴스타임] '늦둥이 바람' 출산 적령기 파괴






⊙앵커: 지금 때아닌 늦둥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마흔 살 이상의 중년부부의 출산이 20여 년 만에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앵커: 전체 출산율은 사상 최저수준인데 중년출산이 이렇게 붐을 이루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보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마흔 살 동갑내기인 김대원, 구명모 부부는 지난 4일 둘째 아들을 낳았습니다.
37살에 한 조금은 늦은 결혼으로 출산도 자연히 늦어지게 됐습니다.
첫 아이를 서른여덟 살, 둘째를 마흔에...
노산도 한참 노산이라 주위에서는 제왕절개수술을 권했지만 구 씨는 두 아이를 모두 건강하게 자연분만했습니다.
⊙구명모(40세/산모): 내가 이 나이에 복덩이를 낳았다 이런 생각이 드니까 되게 좋아요.
그리고 진짜 어른들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아기가 더 예뻐진다고 그러잖아요.
그거 진짜 실감하는 것 같아요.
⊙기자: 출산에 가장 적당한 나이는 언제쯤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보통 30대 초반은 넘기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실 텐데요.
이런 통념상의 사회적 시기를 뛰어넘어서 출산과 육아의 기쁨을 새롭게 맛보는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42살 강미경 씨는 2년 전에 셋째 딸 문정이를 낳았습니다.
첫째 아들 현석이가 중학교 3학년, 둘째 딸 현정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니까 딱 9년 만의 출산이었습니다.
계획된 임신이 아니었던 탓에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앞섰지만 강 씨 가족은 신이 내린 축복으로 알고 문정이를 낳았습니다.
출산과정도 순조로워 강 씨는 자연분만에 성공했습니다.
⊙강미경(42세/인천시 연수동): 얘가 학교 가면 내가 학부모 모임 같은 거 할 때 내가 가면 거기서 제일 늙어보이면 어떻게 하나 그래서 저를 관리하려고 하는 게 많아요.
운동도 열심히 하려고 하고...
⊙기자: 오빠와 언니의 문정이 사랑도 남다릅니다.
학교만 갔다 오면 어린 동생부터 찾아 놀아줄 정도입니다.
⊙곽현석(중3/문정 양 오빠): 만날 재미있죠, 쟤 때문에 이상한 일도 많이 생기고...
쟤가 말을 안 들을 때가 많아요.
나중에 재롱떨 때 보면 귀엽고...
⊙기자: 실제로 지난해 전체 출생아 수는 사상 최저치지만 마흔 살 이상 산모가 낳은 아이는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0년 전에 비해서는 2배 가량이나 늘었습니다.
⊙최준식(산부인과 전문의): 결혼연령이 늦어짐으로 인해서 따라서 출산연령도 늦어지고 또한 불임시술 등의 의료기술이 발달되면서 이전에 임신을 못 하시던 산모들에게도 임신이 가능케함으로써 고령 임산부들이 늘고 있습니다.
⊙기자: 물론 35살 이상 고령출산의 경우에는 유산이나 조산 그리고 기형아 출산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정기검진과 산전 후 관리만 제대로 해 준다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입니다.
⊙류현미(산부인과 전문의): 산전관리만 제대로 해 준다면 조기에 진단되고 치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고령임산부가 특별히 아주 위험하거나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기자: 이른바 출산불황 시대, 중년에 출산을 선택해 인생의 아름다움을 맛보는 사람들.
자기만의 인생적령기를 만들어가는 기쁨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KBS뉴스 한보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