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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이야기

원추와 올빼미


친구 혜시가 양(梁) 나라 재상을 지낼 때 일이다.
세상을 떠돌며 여행하던 장자가 출세한 친구가 보고 싶어 양 나라를 방문하자, 혜시에게 아부하고 싶었던 부하 관리가 장자가 자신의 뛰어난 학식으로 친구의 자리를 뺐으러 양나라로 넘어온 것이라고 거짓으로 고자질을 하였다. 놀란 혜시는 사람을 풀어 급히 장자를 잡아들였다. 기가 막힌 장자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네 원추라는 새를 아는가? 이 새는 남해에서 북해로 날아가는 그 긴 여행길 중에도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으며 약수가 아니면 마시지 않지. 그런데 원추가 유유히 날아갈 때, 마침 땅 위에 올빼미 한 마리가 있었네. 올빼미는 썩은 쥐를 입에 물고 있었는데 창공을 날아가는 원추가 자기 고기를 나꿔채는 줄 알고 고개를 젖히고 사납게 '꺼억'하고 소리를 질렀다네. 자네도 지금 나에게 '꺼억 꺼억'하고 있는 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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