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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의 눈물겨운 '출산.육아일기'

"전 정말 제 아내만 건강하면 됩니다"
아빠들의 눈물겨운 임신, 출산, 육아일기
미디어다음 / 김옥선 통신원
새로운 생명을 처음 맞는 아빠들의 속마음은 어떨까?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면 어느 부부에게나 찾아오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 이제는 적극적으로 출산과 육아에 참여하는 남편들도 늘고 있다. 다음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cafe.daum.net/pregnant) 카페 게시판에는 아빠들의 솔직하고 가슴 아픈 고백들이 가득하다.

인큐베이터에 들어있는 1.9kg의 아기를 보며 감사하는 아빠의 기도, 두 아이를 하늘로 보내고 가슴 아파하는 모습 등 수많은 네티즌들을 감동시킨 아빠들의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나 혼자서 너무 잘 먹고 다니는것 같아 미안해
그 조만한 자기 배 속엔 울 2세 OO이가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겠지.
OO이를 가진 이후로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해 옆에서 지켜보기 안쓰러워.
나 혼자서 너무 잘 먹고 다니는것 같아서 정말로 미안해.
앞으론 돈도 아껴쓸께, 자기야.
자기야 지금도 부족한게 많지만 앞으론 우리 OO이를 위해서라두 더 잘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 볼께. 아침 일찍 일나가 밤늦게 집에 들어오면 하루종일 집에있는 자기와 OO이와 놀아주질 못해 미안해.
내 맘 같아서 밤늦게 까지 같이 놀아주고 대화 좀 해주고 싶지만 그것마저 잘 돼지않아.
OO엄마, 나도 앞으로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고생시키지 않도록 행복하게 잘 해 줄께.
(OO이아빠님)

남자의 산후우울증은 자책감
이런게 흔히 얘기하는 산후우울증인가보다 하면서도 그런 말을 들으면 나또한 '괜히' 우울해집니다.
여자들의 산후우울증이 상실감에서 비롯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생활의 중심에 '나'는 없고 '엄마'로서만 존재한다는 그 느낌들...
하지만 남자들의 산후우울증은 자책감에서 생기나봅니다.
더좋은 '남편'과 '아빠'이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책망들...
남편들의 우울증에는 아내의 믿음과 칭찬이 약인것 같은데 아내들의 산후우울증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누구말처럼 그저 '세월이 약'일까요?
(ㄹ님)

저희는 지금 너무 힘드네요
아들 둘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말았습니다.
제 아내는 몸조리를 해야하는데 매일매일 울기만 합니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가슴을 치면서 그렇게 울기만 합니다.
제가 매일 집에 못오는 상황이라 아내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아직 아이를 낳은지 한달도 안됐는데 밥도 하루 한끼나 먹을까 말까하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건 알지만 전 너무 걱정됩니다.
제가 남자라 아이를 낳고나면 몸이 어떻게 되는지 어떻게 몸조리를 해야하는지 잘 모르지만 제 아내가 너무 걱정됩니다.
전 20일전쯤 아내가 아이를 낳을 때도, 아이가 인큐베이터에 있을 때도 아내만 건강하다면 괜찮다고, 오직 그 하나만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우릴 떠났을 때 수술해서 걷지도 못하는 아내를 보면서 또 어떻게 이 사실을 알려야하나 막막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잘 버텨주길 빌었습니다.
전 정말 제 아내만 건강하면 됩니다.
단 하루도 아내없이 못살것같은데 제 아내는 제가 없는데도 혼자 이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있다는게 너무 이쁘고 고맙습니다.
(ㅇ님)

다운증후군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얼마전 와이프가 혈액검사를 하고 왔는데 글쎄 다운증후군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다시 병원에 가서 양수검사를 하고 왔습니다.
이제 결과를 기다리는데 3주나 걸린다네요.
처음엔 많이 놀라서 와이프 울고불고, 전 괜찮다고 위로는 해줬지만...
이제 곧 있으면 결혼 1주년 입니다.
1주년 와이프랑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요?
(ㄷ님)

저도 울고 싶었습니다
아침에 우리 마누라가 저한테 전화를 했는데 울먹이더군요. 애기 나오는 문이 거의 열려있다구. 순간 하늘이 노래지더라구요. 부랴부랴 병원에 갔지요.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집사람을 보니까 눈물이 날려고 하더라구여. 장모님과 저의 어머니가 없었으면 막 울었을 거에요. 애기는 건강한데 산모가 약해서 걱정입니다.
(ㄱ아부지님)

말이 씨가 된 걸까요
아내 임신중에 저랑 싸우면 제가 속에도 없는 말을 하곤 했죠.
그렇게 힘들고 짜증 낼거면 당장 병원가서 애 지우라고. 그러면 울 아내는 아기가 뱃속에서 다 듣는다고 그런말 하지 말라고 울었어요.
지금까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은 것인데... 우리 OO이가 심장병에 걸린 게 내가 한 말때문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있어요.
예비아빠 혹은 두번째, 세번째 아빠가 되시는 분들은 저처럼 말하지 마세요. 너무 후회되고 우리 아들 OO이한테 미안합니다.
(ㅇ빠님)

제 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것 같아서
저는 얘를 처음 키워보는 완전 울트라 빠숑 초짜 아빠입니다.
아기가 딸꾹질할때 물이며 우유며 아무것도 먹으려 들지 않으면 발바닥을 손가락을 강하게 쳐서 울리라고 했다고 우리 집사람이 자꾸 써먹는데 저는 너무 가슴이 아파요. 정말 맞는 말인가요?
그 조그마한 놈이 나오지도 않는 눈물 짜가면서 엉엉 울때면 제 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것 같아서 너무 안스러워 혼자 화장실가서 담배피면서 저도 같이 울거든요.
(ㄷ아바이님)

기도하고 있습니다
오늘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OOO를 볼 수 없다고 하더군요.
지난 10월 1일 7주를 남겨두고 제왕절개를 하여 1.9킬로그램으로 태어난 OOO!
지금까지 딱 한 번 보았는데, 힘겹게 기계장비를 의지하여 인큐베이터 안에서 숨을 쉬는 OOO를 보면서 덤덤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감사하고...
의사는 OOO가 아직 스스로 숨을 쉴 수 없다고 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다고...
간단하게 아직 어렵다고, 무엇이라고 확실하게 말 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OOO아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