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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졸업까지 1인당 양육비 1억 6,934만원

고교 졸업까지 1인당 양육비 1억 6,934만원
세계 최저수준으로 하락한 저출산(2003년 출산율 1.17명)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부담이다. 그렇다면 부모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진 일반가정에서 고교졸업 때까지 자녀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3년 전국 4,534가구의 18세 미만 자녀 8,000명을 대상으로 한 자녀양육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가정에서 출산에서부터 고교졸업 때까지 자녀 한 명에게 들어가는 총 비용은 1억6,934만4,000여원에 달했다. 월 평균으로는 78만4,000원이며 연 평균으로는 940만8,000원. 자녀양육비는 교육비, 식료비, 보건의료비, 피복비, 주거비, 교양오락비, 통신비 등 10개 항목이며 가족공통비용 중 자녀몫과 순수자녀양육비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반가정의 평균 자녀수가 1.78명임을 감안하면 일반가정에서 고교졸업 때까지 자녀양육에 드는 총비용은 3억110만원이고 월평균으로는 139만4,000원에 달했다. 일반가정의 월 소득이 296만4,000원이고 월 평균 소비지출이 239만8,000원임을 감안하면 소득의 47%를 자녀양육에 사용하고 있다.

특히 자녀양육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교육비의 지나친 지출이다. 자녀양육비용을 지출항목별로 볼 때 순수하게 자녀에게 들어가는 월 비용(82만4,000원) 가운데 60.5%인 49만9,000원이 교육비에 들어가고, 이 가운데 27만7,000원이 사교육비다. 결국 교육비 문제가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인 셈이다. 실제로 이들 가정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어려운 경제문제로 주거비(9.2%)나 공과금(8.0%), 식료품비(4.6%)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교육비가 포함된 자녀양육비(28.9%)를 꼽았고, 이에 버금가게 사교육비(27.2%)부담을 호소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박사는 “부모가 출산을 꺼리는 이유로 신체적 불안이나 사회활동의 제약, 경제적 부담으로 나눠질 수 있고 가장 큰 영향은 경제적 부담에서 온다”며 “적어도 아동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사회가 상당부분 책임지지 않을 경우 출산율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