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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비상 근무커녕 송년회

“비상 근무커녕 송년회…외교부 국제망신”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외교부 규탄 패러디

[일간스포츠 우은식 기자 박미선 기자] 동.서남아 지진 해일 참사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한국인이 765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29일 저녁 외교부가 '송년음악회 및 만찬'을 가졌다는 일간스포츠(IS)의 단독 보도를 접한 정치권과 국민들이 분노와 실망감을 쏟아내고 있다. <12월 30일자 23면>

이들은 "도대체 정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느냐"면서 "지구촌 재앙으로 전 세계가 애도하는 상황에서 재외 한국인의 안전을 책임지는 외교부 공무원들이 송년음악회와 만찬 파티를 연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은 각각 부대변인이 나서 외교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재외 한국인의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인 외교부가 어제 청사에서 뷔페를 시켜 놓고 음악회를 즐기며 망년회를 했다고 한다. 잡혀진 일정도 변경을 하든지 축소를 하는 것이 기본적 도리일진데 정부에 실망을 감출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도대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자국민을 외면하는 대통령과 총리, 집권당은 왜 그 자리에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성토했다.

이 부대변인은 "당장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총리가 직접 대책위원장을 맡아 현지에 달려가라"고 주문한 후 "연락이 두절된 우리 국민을 한 사람이라도 더 찾고 귀국을 돕고 가족들의 불안과 슬픔을 덜어주라"고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김배곤 부대변인도 "인명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시점에서 피해자 가족들이 현지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데 비상근무는 못할 망정 버젓이 송년 음악회를 열었다니 어이가 없다"면서 "공직자들의 안일한 자세는 국민들의 피해로 직결되는 만큼 공무원들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질타했다.

네티즌들도 외교부 홈페이지를 비롯해 각종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비난 글을 남기며 강력히 성토했다.

포털 사이트 파란닷컴에 '나뿐 놈 시키들'이란 아이디로 글을 올린 네티즌은 "주검 앞에서 울부짓는 피해 가족들의 피맺힌 울음이 귀에 쟁쟁할텐데, 피아노 음률로 저들의 절규를 어찌 대신하랴. 이 나라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라고 한탄했다. 네티즌 '외시생'은 "오늘부로 외시공부 접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외교관이 되고 싶었는데"라며 "이렇게 어이없는 뉴스를 보니까 책 볼 마음이 싹 가시네요"고 외교부를 질타했다.

실종자 생사 확인에 적극 나서지 않는 대.영사관 직원들의 근무태만도 지적받고 있다. 이인선 씨는 "대사관 직원이 애타는 실종자 가족의 전화를 이리저리 돌리거나 다른 곳에 알아보라고 하더라"며 "도대체 외교부가 하는 일이 뭐냐"고 반문했다. ID '한심한'은 "다른 나라 영사관은 자국민 찾으려고 발에 불나도록 뛴다고 들었다"며 "다른 나라가 알까 두렵다"고 국제적 망신을 우려했다.

우은식 기자
박미선 기자



뭐가 문제냐고? '적반하장'

일간스포츠는 30일 송년 음악회 사태에 대해 외교부 공보실에 해명을 요구했다. 외교부 서정인 과장은 "어제 송년회 행사는 한 해 동안 수고한 외교부 직원들과 파견직 등을 격려하고자 만든 자리로 '조촐한' 행사"라며 "언론과 네티즌들이 왜 이걸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동남아국의 전화가 불통된 것과 관련 지진 실종자 신고처는 동남아국이 아니며 홈페이지에 분명 관련 연락처를 올려 놓았다"며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동남아국에 전화를 한 사람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직원들이 사무실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그때(오후 6시께)는 모두 퇴근했을 때"라며 "대한민국 공무원의 퇴근시간도 모르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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