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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완상 총재, "김홍도 목사 발언 경악스럽다"(종합)
문화비평가 진중권 씨 등 각계 비판 잇달아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개신교 장로인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최근 `쓰나미에 희생된 사람들은 예수를 제대로 믿지 않는 자들'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를 강하게 비난했다.

한완상 총재는 15일 CBS 라디오 `정범구의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 김 목사의 발언에 대해 "기가 차고 통탄스럽고 경악스럽다"고 말했다.

한 총재는 "예수 생존 당시에도 예루살렘에서 큰 집이 무너져 사람이 다쳤을 때 사람들이 예수에게 `저 사람이 죽은 것이 자신의 죄 때문인가, 아니면 조상의 죄 때문인가'라고 묻자 예수는 '그것은 죄와 아무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고 김 목사의 주장을 전면으로 반박했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근본주의자가 큰 충돌을 하고 있는 현실에서 화해의 모범을 보여야할 종교인들이 분쟁을 부추기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통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한 한 총재는 "(김 목사의 발언은) 피해 현장에 가서 일을 하고 있는 월드비전 등 기독교계 구호단체 관계자들의 신변을 위태롭게 하는 경망스러운 발언"이라고 말했다.

"감리교 목사의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성경을 배우며 자랐다"는 문화비평가 진중권 씨도 지난 13일 모 일간지에 기고한 `누가 누구를 심판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김 목사가) 도대체 성경 어느 구석을 읽고 저런 황당한 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씨는 칼럼에서 "예수가 어디서 이런 폭언을 하라고 가르치던가? 예수가 십자가에 죽음으로써 증거한 진리가 이렇게 끔찍한 것이었던가? 교회가 돌아가는 것을 보니, 그리스도가 다시 오실 날이 머지않는 모양이다. 말세다. 이 말세에 주의 오심을 예비하는 세례 요한이 있다면 어떻게 외칠지 궁금한다"고 개탄했다.

개신교 선교학자들도 대체로 "김 목사의 `심판'에 대한 해석은 극단적이며, 김 목사는 발언을 조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복수 고신대 선교학과 교수는 "자연재해란 것은 기독교 국가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교, 이슬람 국가로만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타 종교권의 사람도 하나님이 형상화된 사람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윤식 성결대 선교학과 교수는 "서남아시아 지진해일은 지구촌의 재앙으로 받아 들여야 하고, 그리스도인의 사랑의 실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기독교의 본질이 하나님 이웃 사랑인데 하나님의 사랑은 이웃 사랑으로 실천돼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학유 합동신대 선교학과 교수는 "지진과 해일이 심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연재해는 기독교 국가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이런 자연재해가 물론 하나님의 넓은 섭리 가운데서 일어난 일이지만 그것을 단순히 기독교인들과 비기독교인들과 구별짓기 위해 일어난 심판이라는 해석은 근대화하기 이전의 사고방식"이라고 주장했다.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