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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이여! 500원은 적은 돈 아니다

음악인이여! 500원은 적은 돈 아니다

음반업계와 지리한 법정 싸움을 벌이던 온라인 음악포털 분야 1위 사이트인 벅스가 최근 백기를 들었다. 벅스가 최근 자사 지분 60%를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음제협)와 음반사, 기획사 등 음악업계에 넘기기로 결정한 것은 회사의 경영권의 이양뿐만 아니라 음악사이트의 판도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벅스의 음반업계로의 경영권 이양은 곧 바로 벅스의 유료화로 연결되고 이것은 음악사이트 전반에 걸친 유료화 태풍을 일으킬 것은 뻔한 사실이기때문이다. 이것은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중 하나인 음악 사이트 이용에 경제적 부담을 안기는 것을 의미한다.

벅스를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다. 이제 공은 음제협과 음반업계로 넘어갔다. 대중음악계는 유료화로 전면 전환하기 전 반드시 자문하고 알아야할 사실이 있다. 현재 침체 일로에 놓여 있는 음반업계의 불황의 원인이 무료 음악사이트 때문이고 무료로 이용하는 네티즌의 잘못뿐인지를 말이다. 정말 음반업계와 음악계의 내재적 원인은 없을까.

네티즌을 비롯한 적지 않은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요즘 들을 음악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을 일반화시키기에는 문제가 있지만 귀기울 필요가 있다. 브라운관을 수놓는 가수들은 비주얼 가수를 표방하며 섹시한 옷차림과 선정적인 댄스 동작으로 시청자를 현혹하고 있으나 이들의 음반을 돈을 주고 사서 들을 정도는 아니라고 입장을 피력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현재의 음반업계와 음악계가 안고 있는 문제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차별화와 변별점 없는 획일적인 댄스가요의 범람, 음악성과 가창력보다는 충격마케팅으로 주목만을 끌려는 현재의 음악계, 제도적, 경제적 지원없이 뮤지션의 열정만으로 지탱되는 인디 음악, 가수의 생명력과 경쟁력보다는 수익창출에만 열을 올리는 일부 연예 기획사의 관행, 일부 소속사의 가수들의 방송의 과점 등이 전반적인 음반 시장의 침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싱글 앨범의 정착이 안된 것도 문제다.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산 CD지만 들을만한 노래가 한두곡에 불과하다면 음반 소비자들은 음반 사기를 주저할 것이다. 만약 싱글앨범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이런 문제가 개선될 것이다.

이제 벅스 뮤직의 음악계로의 이양은 규정사실화 됐다. 또한 음악사이트의 유료화 바람은 거세게 일 것이다. 아마 한곡을 다운받는데 500원선이 될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500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정말 500원이 아깝지 않은 대중가요를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산자가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는 당연하다. 하지만 품질도 좋지 않는 상품을 내놓고 비싼가격에 사라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행위이다. 상도덕에도 맞지 않는다. 소비자는 500원을 내고 정말 듣고 싶은 음악을 다운받을 권리가 있다. 음반업계는 음악 소비자, 네티즌의 권리를 짓밟아선 안된다.

음악인들이여! 500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벅스뮤직(메인화면캡처). 사진제공 = 벅스뮤직]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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