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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키는대로...

커플매니저가 말하는 '결혼의 법칙'

"결혼하고 싶으면 이상형을 버리세요"
“결혼하고 싶으세요? 그럼 이상형을 버리세요.” 지난 2001년 5월부터 현재까지 238명을 결혼에 골인시킨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송민정(31·여·사진) 커플매니저가 말하는 ‘결혼의 법칙’이다. 마음 급한 솔로의 가슴 속을 깊이 파고드는 봄비가 부슬부슬 내린 17일 송 씨는 “이상형과 결혼했다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며 결혼을 원하는 싱글족에게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말들을 거침없이 풀어놨다.

“판·검사를 원하는 것도 아닌데 왜 여태 (결혼을) 못하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고요? 내 이상형을 강조하기 전에 상대방의 이상형에 내가 들어맞는지도 생각해 보셔야죠. 이 세상에 내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만족시켜줄 만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상대방에 적용하는 기준치가 지나치게 높은 싱글족은 눈을 낮추라는 지적이다.

사내 커플 매니저 중 최고의 ‘실적’을 자랑하는 그는 “커플 매니저가 결혼식장에까지 데려다 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잘 되게 해달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노력하라는 말을 해준다”고 했다.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상대방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말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어요. 딱 한 번 만나고 별로라고 퇴짜를 놓는 경우 결혼은 상당히 늦어질 수밖에 없죠.”

그는 결혼이 늦어진 싱글족에게 “새로운 사람과의 계속적인 만남보다 제대로 된 ‘교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더 늦기 전에 지금 만나고, 다음에 만나게 될 새로운 사람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의 일과는 짝을 찾으려는 솔로의 전화를 받는 것으로 시작해 그들의 애환과 고충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는 것으로 끝난다. 적지 않은 회원들을 관리하며 모든 회원의 기본 프로필과 얼굴 정도는 암기하고 있을 정도로 꼼꼼한 그이지만 만남을 주선해주고 싫은 소리를 들을 때도 많다고 애환을 털어놓았다.

“자기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사람을 내게 소개시켜 준 것 아니냐는 비난 섞인 원망도 커플매니저의 몫”이라고 말하는 그는 본인의 처지와는 무관하게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제시하는 경우 거침없이 환상을 깨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수많은 남녀 만남을 주선하고 차후 진행 상황까지 모두 점검하는 과정에서 양 쪽의 모든 얘기를 다 듣는 그가 결혼을 원하는 여성에게 전하는 조언은 이렇다.

“요즘 남자들은 승산 없는 게임에 올인 하지 않아요. 적당히 퉁기고 마음이 있으면 반응을 보이세요.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아 거절의 뜻으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줘야죠.”

그는 솔로 남성에게는 “만남의 자리에 나오는 여성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은 미리 파악하고 나오는 성의를 보이는 것은 기본이고 어렵게 만들어준 자리인 만큼 어디서 뭐할지, 밥은 무엇으로 먹을지 일일이 묻는 것보다 만남을 어느 정도 리드 할 수 있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보은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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