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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거리

변비에도 물, 설사에도 물?

변비에도 물, 설사에도 물?
[오마이뉴스 김동윤 기자]나이·성별 불문하고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 보약 한 첩 정도는 먹어봤을 것이다.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이어트, 비타민류 등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의 건강 보조 식품들도 하루가 다르게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과연 이러한 식품들이 현대인의 건강을 보장해 줄까? 아니라면 현대인의 건강과 질병을 위한 최고의 식품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그것은 일상생활에서 부족함 없이 접하고 있는 물이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의 설문조사에서 요즘 사람들은 물을 잘 마시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것은 물에 대한 불감증을 그대로 나타내주는 대목. 물은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물의 중요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아니, 알 필요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물 없이 살아본 적도 없을뿐더러 워낙, 다양하고 효과적인 건강 약품들이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모든 질병의 80%가 물과 관련되어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에 입각해 물은 물 그 자체 이상의 효과와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물은 우리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무슨 효능을 하는 것일까? 물을 마시면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주요 효과에 대해서 알아보자.

▲ 물은 일상 생활에서 최고 보약이다.
ⓒ2005 김동윤

▲더 이상 변비로 고생하지 말자

변비란 변 속의 수분이 없어져 오랫동안 몸 속에 남아있는 현상이다. 변 속의 수분이 줄어들면 장의 연동 운동도 자연히 저하되어 점점 변을 보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변비에는 무엇보다 충분한 수분 공급이 중요하다.

우선 변비를 해결하려면 일어나자마자 공복에 시원한 물을 1~2컵 마시는 것이 좋다. 단, 위가 약하거나 위경련 등의 경험이 있는 사람은 찬물 대신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위 결장 반사’라는 신체구조 때문인데 차가운 물이 갓 깨어난 장을 자극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변비가 있는 사람은 자신이 마시고 싶은 양보다 물을 조금 더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물과 함께 변비약을 적당히 복용해 주는 것도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를 낼 수 있어 괜찮은 방법이다. 적당한 물(수분) 섭취는 화장실에서의 당신 표정을 웃는 얼굴로 바꿔 줄 것이다.

▲설사할 때는 소금과 설탕을 넣은 따뜻한 물을 마시자

설사에는 충분한 물이 최고의 비방이고 보약이다. 설사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설사로 인해 생기는 공통점은 몸에서 많은 양의 물이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설사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물과 무기질을 충분히 보충해 주는 것. 이것들이 부족하면 근육경련이 나거나 심장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따뜻한 물에 소금과 설탕을 조금 타서 먹는 게 가장 좋다. 소금과 함께 설탕을 공급하는 이유는 설사로 인해 제대로 먹지 못한 사람에게 에너지원을 공급하는 효과와 함께, 물과 무기질이 위와 장에서 보다 잘 흡수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이어트 효과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고 하여 되도록 물을 안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정말 큰일 날 일이다. 물을 마시면 체내에 일시적으로 보유되어 순간적으로 몸무게가 증가될 수는 있지만, 물은 칼로리를 내지 않으므로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체질이란 전혀 근거 없는 얘기이다.

체중조절을 할 때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지방의 분해가 느려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물 없이 다이어트 하는 사람은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다이어트를 위해 섭취 칼로리를 줄이게 되면 글리코겐이 분해되면서 몸에서 먼저 수분이 빠져 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 때 물을 제대로 공급해 주지 않으면 탈수현상이 일어나 혈액순환 장애가 오게 되며, 따라서 지방 연소가 어렵게 된다.

특히 칼로리를 급격히 줄이는 극히 제한된 열량식을 섭취하는 경우, 처음에는 지방이 아니라 수분이 빠져 나가게 되므로 체중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이 때 물과 미네랄을 복구하려는 보상작용이 나타나므로 신장이 수분을 보유하려고 노력하면서 지방이 연소된 자리에 물이 차게 되어 며칠 또는 몇 주일 동안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오히려 체중이 늘어난 듯이 여겨질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은 평소 물을 적게 마시다 다이어트한다고 갑자기 수분 섭취량을 늘린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물을 충분히 마시는 습관을 계속해서 들이면 이런 현상은 사라지게 되며 수분의 적정량만 보유되는 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물을 충분히 마시는 습관을 들인 후 다이어트를 시작한다면 수분변화로 인한 체중 증감에 신경 쓸 필요가 없게 된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도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요령을 익혀 실천할 필요가 있다.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

요즘, 남녀노소 가장 관심 있는 요소가 바로 피부. 전문 피부 관리 숍이 나올 정도로 맑고 깨끗한 피부는 모든 사람들이 선호하는 이상형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모 화장품 광고의 카피처럼 물을 규칙적으로 마시면 따로 피부 관리할 시간이 없어도 피부 미인이 될 수 있다. 그 만큼 피부에 좋다는 얘기.

각종 공해, 덥고 건조한 날씨 등과 같은 유해한 외부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 요즘, 물은 피부 미용을 위한 가장 쉬운 제안이자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해결책이다. 물을 마시면 수분을 충분히 흡수하여 신체의 각 조직이 활력을 얻고 피부에 탄력이 생긴다. 여드름이나 피부가 거칠어지는 사람도 한번 물을 마셔보아라. 그 효과는 직접 느끼게 될 것이다. 수분과 유분이 함유된 보습제나 화장품 등도 물과 함께 이용할 경우 더욱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식욕이 좋아진다

우리 몸에는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라는 두 가지 자율신경이 있다. 이 중 잠잘 때는 진정작용과 위장의 움직임을 활발히 하는 부교감 신경이, 아침에 일어나서는 교감 신경이 작용하는데 교감신경은 위장의 활동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아침 무렵에는 위장의 활동이 억제 되려고 한다. 이 때 찬물을 마시면, 위가 자극을 받아 일시적으로 부교감신경이 흥분되어 위장운동이 활발해 지고 이는 곧 식용증진으로 이어진다.

또한, 식사 중에 물을 삼가고 식사와 식사 시간 사이에 물을 마시면 생활 방식이 아주 달라 지게 된다. 즉, 식사 중에 물로 떠내려 보내던 음식이 잘 씹어져 타액과 골고루 섞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식간에 수분을 섭취하기 때문에 타액이나 위액의 분비도 왕성하게 되어 소화가 잘 되게 된다.

▲감기 예방에 탁월

옛 어른들께서 감기에 걸리면 손을 잘 씻어라,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라는 등의 얘기를 해주시는 걸 들어봤을 것이다. 한마디로 '옛 말씀 중에 틀린 말은 없다'. 물을 꾸준히 마시면 체내의 감기 바이러스와 분비물이 물에 희석되고 땀과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는 세포에 충분한 수분이 들어가면 목, 코의 점막이 강해져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에 감기에 걸리기 쉬운 이유는 춥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건조하기 때문인데, 목이 아프거나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은 꾸준히 물을 마시든지 침실에 증기를 발생시키도록 하는 것이 감기약보다 훨씬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방안에 가습기를 틀어 놓는다든지 빨래를 널어놓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다.

또한, 감기에 걸렸을 때는 보리차를 자주 마시는 것도 좋다. 보리차에 함유된 미네랄과 탄수화물이 몸의 활력을 되찾아 주기 때문이다. 감기뿐만 아니라 각종 면역력을 키워주는 데도 물 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본다.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과음이나 폭음은 몸의 수분을 부족하게 만든다. 코가 삐뚤어지도록(?) 술을 마신 날에는 목이 말라 잠을 깨어 주전자를 찾거나 심지어 다음날에도 일어나자마자 물부터 찾았던 경우를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이는 알코올이 열로 바뀌면서 체온이 상승해 열을 발산하는 과정에서 수분도 함께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때 물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 분해가 빨라져 숙취를 제거해준다.

또 과음을 하면 간장의 알코올 분해가 늦어져 신경계를 자극하는 아세트 알데히드라는 물질이 분비된다. 이는 숙취의 근본적인 원인. 이때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으로 배출돼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마음이 편해지고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뇌 세포에 수분이 충분히 공급되면 뇌의 기능이 활발해져 긴장이나 고민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어떤 전문가들은 사람이 고집이 세고 완고하여지는 것도 수분과 관계가 있다고 말할 정도다. 항간에 이슈가 되고 있는 우울증 등의 정신적인 병도 꾸준한 운동과 함께 여유로운 물이나 차 한 잔의 여유를 갖는다면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다. 또한, 몸이 무겁거나 의욕이 없을 때 물을 마시면 활력소가 된다. 이는 물이 소화기뿐만 아니라 체내 장기를 자극해 피로를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금연으로 가는 지름길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담배는 정말 백해무익하다. 담배에는 니코틴과 타르를 비롯해 수천 가지의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각종 암이나 질병의 첫 번째 원인이 된다.

물을 많이 마시면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망이 가라앉는다. 오죽하면 ‘물을 이용한 금연법’이 생겨났을 정도. 담배가 피우고 싶어질 때마다 물을 마시는 방법이다. 물을 마시는 일은 단지 몸 안의 니코틴을 씻어내는 것뿐 아니라 뇌 세포를 충분히 활동시켜 그릇된 욕망을 억제시키는데도 도움을 준다. 과일즙이나 신선한 물을 항상 휴대하면서 담배가 생각날 때마다 천천히 물을 마셔보자. 아이들과 아내의 대환영을 받을뿐더러 매일 상쾌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물에 대한 몇 가지 효과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이 밖에도 물은 몸 속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주고 체내에 공급된 영양분을 운반·흡수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배설하는 작용을 하며 체온을 유지시켜 주는 기능 등을 한다.

물은 각종 질병의 예방에도 효과적이며 신체적·정신적으로도 놀라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 물을 많이 마시면 젊어진다는 사실. 생명연장의 시대인 만큼 나이보다 젊어 보이고 싶은 건 한결 같은 마음이다.

우스개 소리로 ‘잘 마신 물 한 모금 열 명약 부럽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말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많이 마시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적당하고 올바른 물마시기를 생활화하면 여러분들도 결코 상상 하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 복용하고 있는 각종 건강식품들은 장롱과 찻장 속으로 들어갈지도 모르겠다. 이 정도면 지금 당장 부엌으로 달려가 시원한 물 한 잔을 마실 이유가 되기 충분하다.

/김동윤 기자

덧붙이는 글
김동윤 기자는 마라톤·건강 전문 잡지 <러닝라이프> 취재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마라톤 전문 전문 잡지 <러닝라이프>의 5월호 기사입니다.

자세한 정보는 www.running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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