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보기

'가난한 나라 국민이 더 행복하다'

가난한 나라 국민이 더 행복···나이지리아 1위
1960년대부터 사회학자들은 사회적으로 통용될 행복의 의미와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76년 앵거스 캠벨이라는 학자는 행복이 주변환경에 만족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했다. 90년 영국심리학자 마이클 아이셍크는 설문조사를 통해 ‘행복=만족+쾌락’이라고 발표했다.

영국의 유명 과학지 뉴사이언티스트지는 행복의 실측에 나섰다. 99년부터 2년 동안 79개국 사람들에게 ‘당신은 얼마나 행복하냐’고 물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기아에 허덕일 것 같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인들이 ‘국민으로서’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멕시코가 2위, 베네수엘라가 3위, 엘살바도르와 푸에르토리코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선진국들은 뉴질랜드 15위, 미국 16위, 호주 20위, 영국 24위로 중상위권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국민이 아닌 개인으로서의 행복, 요즘 유행하는 ‘웰빙(참살이)’에 대해 물어본 결과도 푸에르토리코, 멕시코가 1, 2위를 차지한 반면 미국은 15위, 베트남 27위, 대만 33위, 일본 39위, 중국 45위였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인 한국은 동아시아국 중에도 꼴찌인 47위로 나타났다.

행복이 물질적 풍요와 무관하다는 이런 결과들은 그 전이나 그 후에도 여러 조사를 통해 증명됐다.

예를 들면 1년에 1천만달러를 버는 미국인들이 평균 미국인에 비해 단지 조금만 더 행복했을 뿐(1985년)이라든가 갑부들의 명단인 포브스리스트에 오른 미국인 갑부 37%가 평균 미국인보다 행복하지 않았다(1985년)는 것이다.

또 미국인의 소득이 50여년 동안 두배 반이나 늘었는데도 행복 수준은 그대로였다(2000년).

2003년 1월, 영국의 두 과학자가 ‘행복의 비밀은 무엇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인생상담사인 피트 코언과 여성 심리학자인 캐럴 로스웰은 1,000여명의 영국 사람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뒤 행복을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공식을 발표했다.

행복=개인의 성격+(5×경제·생존 조건)+(3×미래에 대한 가치). 이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것이 지금까지 가장 널리 통용되는 행복지수다.

〈윤성노기자 ysn04@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