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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키는대로...

홈쇼핑 제품 "빛좋은 개살구"

홈쇼핑 제품 ''빛좋은 개살구''


신윤희(44·주부)씨는 올 초에 홈쇼핑에서 산 믹서기의 모터가 두달도 안돼 고장 나 새 제품으로 교환했다. 하지만 교환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또다시 물이 샜다. 신씨는 이후에도 세차례나 제품을 바꿨지만 그때마다 각종 하자가 발생, 결국 믹서기를 버려야만 했다.

신씨가 홈쇼핑 제품에 실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모 연예인의 이름을 딴 간장게장 제품을 받아본 그는 아연실색했다. 화면에서 본 속이 꽉 찬 게가 아니라 손바닥 4분의 1만한 작은 게가 겨우 3마리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신씨와 같이 홈쇼핑 제품을 이용한 뒤 불량품이거나 실제와 같지 않다고 항의하는 건수는 비일비재하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홈쇼핑 관련 소비자 불만건수는 지난해 4122건이었으며, 올 들어서도 8월까지 2408건이 접수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만능’일 것이라는 지나친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소비자의 충동구매나 지나친 기대감으로 돌리기에는 홈쇼핑 상품 시연이 너무 과장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최근 슬라이서와 믹서 기능을 겸한 제품을 산 김모(35·주부)씨. 기존에 믹서기를 가지고 있던 김씨는 믹서 기능뿐만 아니라 채를 썰고 밀가루 반죽까지 된다는 말에 혹해서 제품을 샀다.

그러나 실제 사용해 보니 채 썰기 기능은 있으나마나였다. 불규칙하게 썰릴 뿐만 아니라 그마저도 몇 개 썰리다가 멈춰 버리기 일쑤였다.

홈쇼핑 관계자는 “상품광고를 보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집에서 사용하려면 마음처럼 되지 않아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홈쇼핑에 나와서 시연을 해보이는 사람은 수백번 사용해본 전문가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제품의 사용설명서, 취급주의문 등을 사용하기 전에 꼼꼼히 읽어봐야 제품의 성능을 100% 활용할 수 있는데, 설명은 보지도 않고 제품 탓만 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홈쇼핑에서 물건을 주문하기 전에 인터넷 등에서 고객의 평 등을 꼼꼼히 살펴 충동구매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홈쇼핑에 주문을 했다면 사용방법이나 적정용량 등이 적힌 매뉴얼을 읽고 자기 손에 길들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민진기 기자

[ 기사제공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