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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손님 마다하는 '도쿄 디즈니랜드'


오는 손님 마다하는 '도쿄 디즈니랜드'
[나의 경험] 롯데월드 사고를 접하고 보니...
   김훈욱(me2u) 기자   
▲ 도쿄 디즈니랜드 홈페이지
ⓒ 도쿄디즈니랜드
일본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롯데월드'

"한국을 방문하면 어디가 제일 가보고 싶은가?"

이런 질문을 일본사람들에게 던지면 많은 사람들이 롯데월드라는 대답을 합니다. 물론 이태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민속촌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롯데월드를 선호하는 사람이 월등히 많습니다.

일본 손님을 모시고 63빌딩의 수족관에 갔더니 '이케부쿠로'에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고 에버랜드에 갔을 때도 일본에도 좋은 테마파크가 많아서인지 반응 또한 별로였습니다.

다른 좋은 곳도 많은데 롯데월드가 인기가 있는 것은 실내 테마파크라는 이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유난히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은 일본인인지라 도심 한복판에 거대한 호텔과 백화점, 그리고 전철에서 바로 연결되는 실내 테마파크로 구성된 복합단지에 흥미를 느끼는 듯합니다.

일본에 갔을 때 휴일에 가 볼만한 곳의 추천을 부탁하자 대부분 일본인들은 도쿄 디즈니랜드를 추천했습니다. 큰 기대를 하고 갔으나 롯데월드에 수없이 가 봤기 때문인지 그렇게 놀랍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롯데월드와 도쿄 디즈니랜드가 근본적으로 다른 한 가지를 발견했습니다.

그래도 들어가시겠냐고?

제가 일본사람들의 추천을 받고 처음 도쿄 디즈니랜드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저는 어떻게 간다는 것만 알았지 그곳의 운영시스템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 채 모두 추천하는 곳이니 얼마나 좋은지 한번 보자는 생각으로 갔습니다. 그 이면에는 당신들이 좋아하는 롯데월드에도 수없이 가 봤고 애버랜드에는 연간 회원권까지 가지고 다니면서 출입했다는 약간의 자만심도 있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전철을 이용하여 도쿄 디즈니랜드에 도착했을 때는 아침 10시경이었습니다. 전철역에서 나가면 바로 디즈니랜드로 연결되는 줄 알았는데, 입구에 도착하려면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역 광장에서는 디즈니랜드 직원인 듯한 사람들이 핸드마이크를 들고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습니다. 저는 손님들을 유치하려는 행동 정도로 여기고, 여기서 내리는 사람 거의 전부가 디즈니랜드 가는 사람일 텐데 무슨 홍보가 필요할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셔틀버스에 탔으나 손님은 딱 저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혼자 있는 저를 향해서도 뭐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들을 체도 않고 앉아 있었더니 직접 와서 설명하는데….

'지금 디즈니랜드는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손님이 꽉 차서 입장이 불가한 상태다. 오후 2시 정도 되어야 일부 손님이 돌아가기 때문에 입장할 수 있는데, 그래도 지금 가겠느냐…?'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세상에 온 손님 돌아가게 하는 유원지가 어디 있느냐? 말은 이렇지만 가면 충분히 입장이 가능할 것 같아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그런데 표 사는 곳에 가서 입장권을 사기 위해 돈을 내밀었을 때 매표원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한 사람이다. 그냥 구경만 하고 다른 놀이시설은 이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요지 부동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오후 입장권을 예매하려고 했으나 이미 그날 입장권은 다 팔렸기 때문에 그것도 지금 팔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내일 것을 사겠다고 했으나 그것도 여행사에 배정이 끝났기 때문에 시내에 있는 여행사에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하는 수없이 여행사의 전화번호를 들고 다시 도쿄로 나와 몇 군데 여행사에 문의했으나 이미 매진되었다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디즈니랜드가 어떤 곳이기에 사람을 이처럼 어렵게 만드는가 하는 오기가 발동하여, 나는 꼭 가야하니 어떻게 하면 갈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침 일찍 문 여는 시간에 가면 제한된 사람이지만 입장을 시켜 준다는 정보를 주었습니다.

다음날 새벽에 출발하여 다시 혼자 셔틀버스를 타고 가서 꿈에 그리던 입장권을 샀고 드디어 디즈니랜드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도 손님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자

▲ 27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 정문. 31일까지 휴장한다는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 오마이뉴스 안홍기
그리고 사람이 얼마나 오기에 그러나 하는 호기심으로 오후 2시까지 머물렀으나 그냥 사람이 좀 많은 공원이라는 느낌이었지 우리나라의 유원지처럼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 롯데월드를 무료 개방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문득 도쿄 디즈니랜드가 생각난 것은 지금까지 도쿄 디즈니랜드는 오는 손님도 쫓아 버리는 다소 이상한 방법으로 영업을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롯데월드의 사고 소식을 듣고 난 후 그 사람들이 옳은 방법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3만 명이 정원인 놀이시설에 10만 명이 모였고, 공짜라는 이유로 대부분 미성년자인 입장객들이 보호자도 없이 선착순으로 입장을 하려고 우르르 모였다면 그 위험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위험은 매일 출근하는 전철역에서도 느낄 수 있고 얼마 전 경북 상주에서도 경험했습니다. 이제 봄이 되고 여름이 되면 발 디딜 틈이 없는 유원지를 접하게 되겠지만 그런 일에 익숙한 우리는 그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번 사고에서 많이 다친 사람이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유원지에서도 손님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2006-03-29 12:39
ⓒ 2006 OhmyNews

* 출처 :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19904&ar_seq=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