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문제라고?…“아이가 버려지는 문제는...” | ||||||||
미혼양육모 시설인 ‘중간의 집’에서 만난 송화숙(가명) 씨는 이렇게 말하고 “하지만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사실은 이 아이를 입양보내려고 기관에 맡겼었어요. 키울 자신이 없었거든요. 그 후로 계속 아이가 생각나고, 죄책감도 들고… 결국 6일만에 다시 데려왔죠. 어이없는 일은 기관에서 ‘아이 키울 능력도 없는데 왜 데려가냐, 아이를 사생아로 키울거냐’고 호통을 치더라고요. 그 말에 어찌나 화가 나던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미혼모는 안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낳은 아이 키우지도 못하는데, 셋째아동 보육료 지원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되나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미혼모자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을 확대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 내에 그룹홈 ‘중간의 집’에는 5세대 10명이 살고 있으며, 이를 13세대 26명으로 확대한다. 운영결과에 따라 권역별로 최대 4개소까지 늘릴 계획도 있다. 그러나 이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숫자이다.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서울시내 요보호 아동 4000여명 중 80%인 3200명 가량이 미혼모 아이로 파악되고 있으며, 입양아동 3600여명 중 90%가 미혼모 아동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는 통상으로 드러난 숫자일 뿐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돼 미혼가정에 대한 지원책은 극히 미미하다고 할수 있다. 한상순 애란원장은 “태어나야 할 아이들이 낙태되고 버려지는 실정에서 저출산 문제를 논할 수 없다”며 “셋째아동에게 보육료를 지원하고, 출산장려금을 지급해도 출산율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낳은 아이도 키울 수 없는 형편이 많은데 어떻게 아이를 낳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한다. 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건 안정된 주거지와 직장, 보육시설의 해결이다. 아이를 낳아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없다면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중간의 집에서 만난 미혼모들 역시 “아이를 포기하는 사람의 80%가 경제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혜은(가명) 씨는 “중간의 집에서 힘을 많이 얻었지만 퇴소후의 생활을 생각하면 걱정된다. 퇴소한 사람들 얘기를 들으면 취직은 겨우 한다해도 집 마련하고, 아이 맡길데 찾는데 지속적으로 어려우을 겪는다고 한다”며 “사회의식 변화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현실적인 문제 해결이 먼저다. 이렇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입양이 아닌 양육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애 (iyamm@dailyseop.com)기자 [ 기사제공 ] 데일리서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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