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재단 http://2dreamy.wordpress.com/에 더 많은 글이 있습니다. :: '[그날' 태그의 글 목록

세상 보기2004.11.30 00:00
“생리결석, 생리휴가를 달라!”
생리 고통, 사회적 문제로 인식돼야
미디어다음 / 심규진 기자
"생리휴가는 있는데 왜 생리결석은 없나요?"
 
[사진=연합뉴스]
“생리를 할 때마다 통증이 심해서 고통을 겪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렇지만 아이들 스스로 생리통을 드러내는 것을 쑥스러워 해요. 더군다나 남녀공학이라서 그런지 남학생들의 시선을 의식해 혼자 끙끙 앓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

충남 천안 성정중학교 교사 박덕준씨는 “하루에도 한 반에 여학생 한 두 명은 극심한 생리통에 시달린다”면서 그러나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는 여건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월경을 하는 전체 여성 가운데 매일 평균 20%가량은 생리를 하고 거의 모든 여중생이 생리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학생 수가 1000여 명인 이 학교에서는 매일 150~200여명의 학생들은 생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생리통을 앓는 학생들을 위한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 학교 보건실에 비치된 침상은 단 두 개 뿐. 통증을 줄이기 위한 찜질팩도 없고, 화장실에는 온수도 나오지 않는다. 때문에 아이들은 생리통을 앓더라도 진통제를 먹으면서 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 씨는 “학교 내에서 쉴만한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책상에 엎드려 있게 하거나 병조퇴를 하게 하곤 한다”고 실태를 전했다.



생리통으로 인한 병조퇴나 병결석을 ‘생리 결석’으로 공결(公結)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교조가 지난 4월 전국 초중고생 1265명을 대상으로 생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63.2%가 생리통 때문에 진통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과반수가 넘는 여학생들이 생리통의 증상으로 복통과 요통, 두통, 어지럼증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리 때 어떤 배려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36.7%가 “병결이 아닌 공결로 집에서 하루 쉴 수 있게 해달라”고 답했고 26.6%가 귀가 조치를, 21.7%가 “양호실에서 휴식”을 요구하는 등 90%가 넘는 여학생들이 안정적인 휴식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어린 학생들이 남 몰래 겪고 있는 생리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교조는 “여학생의 생리 문제는 인권 문제”로 규정하고 국가 인권위에 생리 결석 문제에 대해 진정을 냈다. 직장인들에게는 생리 휴가 제도가 있는데 정작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게는 생리 문제를 개인적으로 참으라고 하는 것은 ‘연령 차별’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교육부는 ‘생리통은 질병의 일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생리 결석을 공결로 할 경우 다른 질병으로 인한 결석과 형평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생리 중이 아닌데도 생리를 핑계로 시험을 보지 않거나, 다른 일에 생리 결석을 이용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생리 결석을 둘러싼 쟁점은 ‘생리를 공결로 처리할 경우 개근상을 줄 것인가’와 ‘생리를 이유로 시험을 보지 않을 경우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가’ 등이다. 병결일 경우 개근상을 받을 수 없지만 공결은 개근상을 탈 수 있다. 또 병결로 시험에 응시하지 않을 때는 그 전 학기 성적의 80%를 적용해 평가하지만 공결의 경우에는 그 전 시험 점수의 100%를 성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현영림 교사(남서울중학교)는 “중학교에서는 생리결석으로 인한 부작용이 거의 없겠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이 제도를 오용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정말 몸이 아픈 아이들을 배려할 수 있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전교조는 “교육부가 우려하는 만큼 생리 결석이 오용될 가능성은 적다”며 “설사 일부의 부작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다수 여학생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법정 전연병으로 인한 결석의 경우에도 출석으로 처리하는 관행을 감안하면 교육부의 입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진영옥 전교조 여성위원장은 “시행과정을 통해 얼마든지 부작용에 대한 예방책을 강구할 수 있는데도 시작도 하지 않겠다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생리의 질병 여부가 아니라 생리를 사회문제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라는 주장이다. 생리를 하는 여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한 손쉬운 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면 학교 보건실에 전기 패널, 찜질팩 등 생리통을 완화할 수 있는 장비와 생리중인 학생들이 쉴 수 있는 침대부터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것. 전교조는 또 화장실에 온수가 나오도록 하고, 학생들이 쓸 수 있는 생리대를 정부가 부담하는 등의 지원 방안도 주장했다.

지난 국감에서는 민주노동당 최영순 의원이 교육부에 생리결석 수용 여부를 따져 물었다. 교육부는 이 사안에 대한 즉답을 미룬 채 “검토해 추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 등 교원단체와 학생들은 교육당국이 어떤 응답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명무실 생리휴가?
 
ⓒ미디어다음
"남자들도 생리 해봐야 안다." 지난달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이 "일부 공공기관이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생리휴가를 주지 않고 있다"며 던진 뼈있는 한 마디다. 노동부가 장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청과 울산시청 등 전국 23개 공공기관이 비정규직 여직원들에게 생리휴가를 주지 않았다.

생리결석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교육현장에서도 생리휴가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중등교사 박덕준씨는 “공무원들의 생리 휴가는 비교적 잘 지켜지는 편이지만 교사들은 공무원인데도 정해진 수업을 소화하느라 생리휴가를 좀처럼 쓰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보건휴가 대상 여교사 가운데 70%가 보건휴가(생리휴가)를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학교 여교사는 불과 0.8%만 생리휴가를 사용했다.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생리휴가가 유명무실한 셈이다. 사기업에서는 사정이 더욱 열악하다. 노조가 있는 작업장에서는 그나마 직원들이 생리휴가를 쓰고 있지만 노조가 없는 작업장에서는 생리휴가 제도 자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동부가 최근 통신업과 숙박, 음식점업, 각급 학교 등 1192곳을 대상으로 성차별 및 모성보호 실태를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근로기준법 위반건수 905건 가운데 규정된 생리휴가를 주지 않은 경우는 263 곳이나 됐다.

생리휴가는 여성근로자의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매월 하루 생리휴가를 주도록 되어 있다. 생리휴가는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제도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청구를 하지 않더라도 의무적으로 생리휴가를 주어야 한다. 대상에는 정직원뿐만 아니라 일용직과 ·임시직 등도 포함된다. 이를 위반한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에 의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실상 남성들과 경쟁하는 직업의 세계에서 생리휴가는 여성의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제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IT 업체에 근무하는 이모(여, 30)씨는 “생리휴가를 쓰겠다고 하면 직장에서 놀림감만 될 것”이라며 “진통제를 먹어가며 야근을 서는 일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생리휴가가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오용되는 것에 대한 남성 직원들의 불만도 제기된다. 여직원이 많은 금융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남, 31)씨는 “여직원들이 단체로 생리휴가를 써서 야유회를 가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며 “정작 생리 때는 진통제 먹으면서 일하는 걸 보니 생리 휴가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채 ‘여자들만의 특권’으로 변질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민우회 여성노동센터 서민자 부장은 “생리 자체를 긍정적으로 볼 것인가와 생리휴가가 필요하다는 것은 별도의 문제”라며 “개인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권리’라는 측면에서 여성만 쓸 수 있는 보건 휴가보다는 남녀 모두 충분한 휴가를 쓸 수 있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용론에 시달리던 생리휴가제도는 주 5일제가 시행되면서 유급에서 무급으로 바뀌었다. 종전에는 생리휴가를 쓰지 않으면 수당으로 보상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생리 휴가를 사용하지 못해도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자 단체는 “모성보호와 여성의 건강권 측면에서 생리 휴가는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리휴가 사용 실태는 작업장마다 제각각이다. 한국노총 이인덕 여성국장은 “기업이 생리휴가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수단으로 사용한 측면이 많았다”며 “정규직 근로자는 생리휴가를 쓸 수 있지만 비정규직 근로자는 쓸 수 없도록 한다거나 근로자가 생리휴가를 쓰려고 하면 실제 생리를 하고 있는지를 밝히겠다며 사실상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성계 일부에서는 “여성 임금이 남성의 60%를 겨우 넘는 상황에서 생리수당을 없애는 것은 실질적인 임금하락을 부르며 산전후 휴가 90일은 선진국의 99일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여성의 건강권과 모성 보호를 위해서는 생리휴가가 필요하다”며 생리휴가 무급화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실제 생리휴가는 여성들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기본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임금보전용으로 사용된 경우가 많았다”며 “생리 휴가가 모성 보호와 여성의 권리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본래의 취지를 감안하면 임금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 5일제 도입하지 않은 사업장, 생리휴가는 ‘유급’

"이젠 생리휴가를 못 쓰는 건가요?”“그럼 생리수당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 전화’ 황현숙 소장은 요즘 생리휴가에 대한 규정을 문의하는 상담 전화를 자주 받는다. 법 개정을 아예 생리휴가 자체가 없어진 것으로 오해하거나, 주5일 근무제 여부와 관계없이 생리휴가가 무급화된 것으로 오해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생리휴가가 무급이 된 것이지 제도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사용자는 법에 의거해 생리휴가를 ‘의무적’으로 주어야 합니다. 달라진 것은 생리휴가를 사용하게 되면 그날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죠. 물론 결근은 아니기 때문에 주휴, 월차, 연차, 상여금 같은 데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즉, 생리휴가를 쓸 수는 있지만, 휴가일의 임금이 지급되지 않을 수 있고, 생리휴가를 쓰지 않아도 생리수당이 지급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죠”
황 소장은 그러나 “이 모든 변화는 주5일 근무, 즉 주 40시간제를 전제로 한다”고 강조했다. 주5일 근무제가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주 5일제를 실시하지 않는 곳에서는 종전처럼 생리 휴가는 유급인 것이다.

황 소장은 “일반 여성의 보호는 완화하고 모성보호는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아직도 여성근로자들의 임금이나 근로조건이 선진국이나 남성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열악한 현실”이라며 “생리 휴가 마저 없앤다면 여성들의 노동 환경의 질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여성 직장인들이 눈치가 보여 생리휴가를 쓸 수 없다고 호소한다”며 “여성호르몬으로 인한 생리현상을 자연스럽게 관리하는 차원에서도 생리휴가를 적극적으로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Bookmark and Share
글 쓴 이 : 비회원
☆ 두리(소셜)댓글 달기 : 얼숲(페이스북), 재잘터(트위터), 열린또이름(오픈아이디)으로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세상 보기2004.11.30 00:00
생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양지에서 생리를 얘기하다
월경 페스티벌 그 후 5년.
미디어다음/ 심규진 기자
생리는 그 동안 많은 여성들에게 ‘원죄’로 통했다. 잠 깨고 난 뒤 이불에 큼지막한 혈흔을 남긴 사춘기 소녀는 큰 죄라도 진 양 안절부절 못한 채 전전긍긍해야만 했다. 가족 중에 남자 형제라도 있으면 피 묻은 속옷을 세탁하고 생리대를 버리는 데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조금이라도 피를 보이면 ‘칠칠치 못한 여자’라는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나서 혹은 학교나 직장에서도 생리혈이 옷이나 이불에 묻지 않을까 한시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나 뭐 묻었니?”라는 말을 ‘그 날’에는 수시로 하게 된다.

많은 생리대 광고들은 특수 제작된 얇은 생리대로 완벽하게 무장해 ‘그날’이 아닌 것처럼 속일 수 있어야만 ‘맑고 당당해질 수’ 있다고 강요한다. 모든 여성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생리를 해야만 하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여성들은 벌을 서듯 생리혈 처리에 온 힘을 기울여야 했던 것이다. 그 날이면 특히 ‘조신하게’ 처신할 것을 요구받은 셈이다.

‘생리한다’는 말은 망칙스러운 금칙어가 됐고 ‘그 날’이라는 말은 생리일의 의미를 대신했다. 조금이라도 짜증내거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 남들로부터 “너 그날이니?”라는 비아냥을 감수해야만 한다. 여자 친구들끼리 생리대를 빌리더라도 누가 듣지는 않을까 “그거 있어?”하고 속삭이지 않으면 푼수 같다는 핀잔을 들어야 한다.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은 생리의 모습은 이렇다. 우리에게 그 동안 생리는 귀찮고 불결하고 짜증스러운, ‘부정적인 그 무엇’일 뿐이었던 것이다.


"생리는 모성” VS “여성성을 모성으로만 국한하는 한계”
생리의 의미에 대한 여성계 시각 엇갈려
 
[사진=연합뉴스]
여성주의 한의사로 유명한 이유명호씨는 “생리는 피로 쓰는 경전”이라고 규정하며 생리에 덧씌워진 사회의 터부를 한 방에 날려보낸다. 그에 따르면 생리는 생명을 태동시키는 과정이고 여성만이 누릴 수 있는 ‘우주현상’이다. 이유씨는 “어렸을 때는 생리하는 것이 창피하고 숨기고 싶은 일이었지만 생리의 의미를 알게 된 후로는 자동차 뒤에 ‘생리중’이라는 글귀를 써 놓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생리 예찬’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여성들도 많다. 생리를 ‘간접적인 모성’으로 규정하게 되면 모든 여성들을 모성적 존재, 즉 산아의 주체로 규정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는 것. 특히 생리 현상 자체가 여성들에게 육체적 피로와 금전적 부담을 주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래야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생리가 잘못 인식되고 생리로 인해 여성들이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것은 문제이지만 여성들에게 생리를 즐겁게 받아들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죠. 일단 생리 자체가 귀찮고 관리하는데 시간이 걸리니까요. 남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생업 현장에서 생리는 여성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게 사실입니다. ”
제 6회 월경 페스티벌 기획단으로 참여했던 김잔디(24)씨는 “월경 페스티벌의 의미는 월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고 당당한 태도를 갖자는 것이었다”며 “월경에 지나친 신성성을 부여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생리를 부정적으로 인식했던 과거의 패러다임을 파괴하는 데는 모든 여성주의자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생리 자체를 모성으로 연결하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셈이다. 여성민우회 여성노동센터 서민자 부장은 “개인적으로 생리를 모성으로 규정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신이나 육아는 아이를 낳기 위한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행위인데 반해 생리는 개인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리를 하는 모든 여성이 아이를 낳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낳기 위해서 생리를 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혼선은 여성민우회가 벌였던 ‘생리대 up&down’ 캠페인에서도 나타났다. 생리대가 사회적 공공재임을 주장하며 부가가치세 철폐를 요구했던 여성민우회는 처음에는 생리대는 여성의 필수품이기 때문에 부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필수품이라고 모두 부가세를 면제 받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반론이 나오자 여성민우회는 나중에는 모성 보호에도 필요한 물건이라는 논리를 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성민우회 여성환경센터 정은지 간사는 “생리대를 꼭 모성에 필요한 제품으로 규정하기보다는 국가의 모성보호 정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필수품인 생리대 문제는 부각되지 못한 점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경 페스티벌, 생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 없애기 첨병
 
[사진=연합뉴스]
‘생리를 모성으로 볼 것이냐’에 대한 견해는 분분하지만 생리는 더 이상 숨기고 감춰야만 하는 부정적인 것이 아닌 여성의 일상이라는 사회적 인식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는 여성문화기획 ‘불턱’이 주최한 ‘월경페스티벌’의 공이 컸다. ‘불턱’은 지난 99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발상으로 ‘월경 페스티벌’을 개최해 여성의 생리를 공론화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불턱’이란 제주도 방언으로 해녀들이 물질 뒤 옷을 갈아입으면서 수다를 떠는 곳으로 여자들만의 공간을 의미한다. 젊은 페미니스트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 월경 페스티벌을 개최하게 됐다. 첫 번째 페스티벌의 주제는 ‘일상적인 행위로서의 생리’였다. 월경은 여성을 불결하고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기제가 돼서는 안 되며 동시에 여성의 재생산 기능이나 모성을 찬양하는 방식도 거부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여성들의 월경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연극을 공연하고, 유명인들의 축하 공연도 유치해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이후 장애인의 월경 이야기, 여성들의 월경 경험담 늘어놓기, 콘돔과 생리대 바로 알기, 우리 몸을 관리하는 법 익히기 등 음지에 있던 여성의 몸 이야기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우리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생리로 인한 불편을 여성들만의 몫으로 돌리는 사회의 관행이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굳이 티 내서 ‘나 생리한다’고 외칠 것까진 없지만 남자들이 있는 장소에서도 필요하다면 생리한다는 것을 밝힐 수도 있는 거고, 생리대 빌려달라는 말도 당당히 할 수 있어야 하죠. 슈퍼에서 생리대 살 때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검은 봉지에 싸서 감추지 않아도 되는 사회, 아프면 아프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우리 스스로 만들자는 것입니다. ”

지난 9월 열린 6번째 월경 페스티벌은 월경과 관련된 언어에 주목했다. 이들은 월경 전 증후군을 월경 전 변화로, 여성 비하적인 폐경이라는 말 보다는 생리를 끝마쳤다는 의미의 ‘완경’ 이라는 용어를 쓸 것을 주장했다. 또 대안생리대 판매, 피임에 관한 편견과 상식 알리기, 월경통을 완화해주는 체조와 음식, 성병의 종류와 치료법 등 다양한 주제별 부스를 설치해 이전에 쉽게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거침 없이 쏟아냈다.

‘인도주의 실천 의사협의회’ 김현식 여성위원장은 “여성의 생리를 이해하면 여성이 보인다”며 “여성의 생리가 정상이라는 말은 곧 여성이 육체적으로, 정신심리적으로, 정서적으로 여성의 생식기계가 특별한 이상 없이 모든 기능이 안전하고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과 여성인권 보호가 진행되는 가운데 생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대신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생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대두된 것은 어찌 보면 늦은 감조차 있다”고 말했다.
Bookmark and Share
글 쓴 이 : 비회원
☆ 두리(소셜)댓글 달기 : 얼숲(페이스북), 재잘터(트위터), 열린또이름(오픈아이디)으로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세상 보기2004.11.30 00:00
여성단체, “일회용 생리대 성분 검증돼야.”
여성 60%, 따가움과 가려움증에 시달려
미디어다음 / 심규진 기자
여성의 몸과 환경에 좋은 대안 생리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느림(필명)씨.
"많은 여성들이 일회용 생리대를 쓰면서 질염과 가려움증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만든 면 생리대를 쓰면서부터는 피부병도 없어지고, 냄새도 안 나고 생리통까지 없어졌다고들 해요. 일회용 생리대 만드는 회사와 식약청은 일회용 생리대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내 놓으라고 하죠. 그런데 그런 주장은 맥도날드사가 소비자들에게 햄버거가 왜 몸에 안 좋은지 근거를 대라고 하는 것처럼 허구적인 논리에요. 여성들의 몸이 일회용 생리대가 나쁘다고 말하고 있고 면 생리대가 더 좋다는 증거들을 내 놓고 있는데 과학적인 증거를 대라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죠.”

'피자매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느림’(필명)씨는 에코 페미니즘(ecofaminism, 환경운동과 여성해방운동의 사상을 통합한 생태여성론)에 입각해 대안생리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환경을 파괴하고 인체에 유해한 화학 물질을 쓰는 일회용 생리대의 대량 생산을 거부하고 직접 만들어쓰는 면 생리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편리한 일회용 생리대, 여성 건강의 적?
60%, 일회용 생리대 때문에 피부 질환 걸렸다.
 
일회용 생리대 세부 구성물 및 성분 [출처=여성민우회]

우리나라에 일회용 생리대가 보급된 것은 1970년대부터. 출시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회용 생리대는 기존 면 생리대의 두터움과 빨래의 불편함으로부터 여성들을 해방시켰다. 그러나 편리함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 화학성분으로 만들어져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일회용 생리대는 피부염과 알레르기 등 각종 여성질환의 주범이다. 일회용 생리대는 표지와 흡수제, 방수막으로 구성돼 있다. 표지에는 레이온 식물섬유와 인조 섬유, 흡수제에는 고분자 습수제가 쓰인다. 방수막에는 필름 류의 화학 성분이 들어간다.

실제 한국여성민우회가 지난 2000년 716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429명(59.9%)이 "생리대 사용으로 인해 피부질환, 가려움증 등의 후유증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 가운데 316명은 가려움증, 41명은 피부질환을 호소했다. 여성민우회는 “캐나다 의학협회 저널의 한 보고서는 생리대 표면커버에 사용되는 프라스틱(Dry Weave Plastic)에 의해서 알레르기 증상, 피부염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여성단체, 환경 호르몬 등 유해물질 발생 의혹 제기
미국 FAD, "탐폰은 독성쇼크 증후군과 연관있어"
[출처=여성민우회 홈페이지]

우리나라 여성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 얇은 생리대를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겉옷을 입었을 때 ‘티’가 나지 않는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얇은 생리대일수록 흡수력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화학 제품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여성들은 별로 없다.

"월경 페스티벌에 오신 분 중에 70년대부터 아이를 받아오신 30년 경력의 조산사 분이 계셨어요. 그 분이 저희가 만든 면 생리대 만드는 것을 보시면서 ‘일회용 생리대는 정말 문제가 많다‘고 하시는 거에요. 수 십년간 아이를 받아오셨는데 일회용 생리대가 나오고 나서부터는 부인병이나 질염에 걸려 아이낳을 때도 고생하는 여성들이 많아졌대요. 면 생리대 쓰던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거에요.”

느림씨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생리대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된다고 알려져있다”면서“생리대 제조회사에 정확한 성분을 물어봐도 제조 비밀이라고 함구하기 때문에 사실상 일회용 생리대가 어떻게 얼마나 인체에 유해한지는 아무도 모르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생리대가 하얀 색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여성은 깨끗하고 순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과도 연관이 있다”며 “생리대를 하얗게 만드는 염소 표백제가 인체에 유해한 다이옥신을 발생한다는 것을 미국 FDA도 인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이옥신이 자궁 내막증(자궁 안에 있어야만 하는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이외의 난소나 방광·장·복막·골반 등에 증식하는 질병. 생리 주기에 따라서 작용하여 월경통·성교통·불임의 원인 됨)의 요인이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60%가 넘는 삽입용 생리대인 ‘탐폰’은 독성쇼크증후군과의 관련성이 구체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독성 쇼크 증후군(TSS)은 박테리아가 만들어낸 독소가 혈관으로 흡수돼 면역 체계를 붕괴시키고 주요 장기 등을 공격한다. 심하면 간장, 허파 등에 이상이 오고 심장 마비로 사망할 수도 있다. 미국 FDA는 독성 쇼크 증후군에 대해서 보고된 사례의 절반 이상이 탐폰 사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의 시민단체들은 탐폰이 출시된 이후 독성 쇼크 증후군에 의해 사망까지 이른 사례는 수 십건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리대 제조사, "유해물질 검출 안 돼. 임상 실험 방법은 회사 기밀"
이 같은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의 태도는 ‘제조사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에 불과하다는 것이 여성단체들의 불만이다. 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은 일회용 생리대의 안전성 문제를 다루는 규정은 식약청 고시인 '의약외품에 관한 기준 및 시험방법’이 유일할 뿐 건강상의 위험을 합리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구체적인 규정이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식약청과 생리대 회사들의 입장은 패드형 생리대의 유해성은 구체적으로 검증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 표백용 염소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기준치에 미달하는 측정할 수 업을 정도의 극미량일 뿐 아니라 그마저도 기술이 발달한 요즘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 가려움증이나 피부염 등의 질환에 대해서도 자체적인 임상 실험을 거쳐 안전성이 입증됐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피앤지 최병우 홍보본부장은 “일회용 생리대는 의약부외품으로 지정돼 식약청의 엄격한 관리를 받는다”며 “식약청에서 지정하는 유해 화학 성분은 쓸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또 “수 년 전이라면 모를까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생리대의 원재료인 펄프는 전혀 다이옥신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 반응은 개인의 체질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제품에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임상실험을 통해 안전성을 테스트하는지 묻자 최 본부장은 “구체적인 테스트 방법은 회사마다 기밀 사항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일회용 생리대에 사용되는 화학성분이 인체에 어떤 해를 입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여성단체들은 연구 조사 인력과 자금 등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 기간을 거친 뒤 일회용 생리대의 안전성 문제를 다시금 공론화할 계획이다.

어쨌든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리대 또한 일회용 보다는 면 생리대가 안전하다는 것이 상식이 되고 있는 것 만은 분명하다. 한의사 이유명호씨는 “화학 성분의 일회용 생리대는 통풍이 되지 않아 질염, 피부질환 등을 일으키는 주범 ”이라면서 “면 생리대를 쓰면 이런 증상들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씨는 또 “생리대 뿐 아니라 생리혈이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몸에 꽉 죄는 팬티나 철심이 포함된 브래지어, 스타킹 착용 등도 통풍을 막고 혈액 순환을 저하시켜 여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Bookmark and Share
글 쓴 이 : 비회원
☆ 두리(소셜)댓글 달기 : 얼숲(페이스북), 재잘터(트위터), 열린또이름(오픈아이디)으로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세상 보기2004.11.30 00:00
'친환경' 대안 생리대를 말하다
강요된 소비 거부하는 '생리대 만들어 쓰기 운동' 전개
미디어다음 / 심규진 기자
강요된 소비, 일회용 생리대
 
월경페스티벌에서 열린 '생리대에 말걸기' 행사 [사진 출처=여성문화예술기획 '불턱']
“생리대는 2900억원 대의 안정된 시장을 놓고 ‘누가 더 첨단 화학 물질을 사용해 흡수력이 높은 생리대를 만들 것인가’의 전쟁이지요. 결국 생리가 남성 자본에 의해관리되고. 생리의 주체인 여성들은 소비의 주체로 전락하고 마는 거죠.”

여성은 일생의 1/8을 생리일로 보낸다. 여성은 평생 약 500회의 생리를 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주기적으로 생리를 하는 세계 여성의 20%는 생리를 하고 있다. 여성이 생리로 평생 흘리는 피는 40L. 사람을 8명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처럼 생명을 위해 여성들이 흘리는 ‘피’의 양만큼 생리대 제조사들은 생리대 판매를 위한 ‘시장’을 보장 받는다.

우리나라의 생리대 시장은 연간 29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1년에 소비되는 생리대 수는 대략 23억 개 정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생리기간 중에 20.5개의 생리대를 사용한다. 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은 “여성의 필수품인 생리대는 사회적 공공재”라며 "그러나 시장 논리에 의해 여성들은 높은 가격의 생리대 소비를 강요받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월경 페스티벌을 주최한 여성문화예술기획 ‘불턱’이 지난 2001년 인터넷으로 여성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3명 (77%)가 생리대 가격이 비싸다고 응답했다. 한국여성민우회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 717명 중에서 90.3%인 645명이 생리대 가격이 비싸다고 답했다.

여성민우회는 생리대 부가세 폐지 운동을 벌여 제품마다 3%~5% 정도 가격을 인하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생리대 가격은 전적으로 시장의 통제에 맡겨진 가운데 생리대 가격에 대한 여성들의 근본적인 불만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면생리대 유행, 어떻게 볼 것인가?
키퍼, 해면 등 대안생리대도 알려져
 
면생리대를 쓰는 여성들은 "생리대를 만들어 쓰는 것은 그리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진=연합뉴스]
“학교 축제에서 동아리 친구들이 팔고 있는 면생리대를 사서 쓰게 됐어요. 피부가 민감한 편이었는데 면생리대는 자극이 없어서 좋아요. 냄새도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요. 다만 빨아야 한다는 게 흠인데 처음에는 ‘그냥 버릴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막상 빨아보니 잘 빨리고 생각보다 어려운 일도 아니더라고요.” 대학생 김정아(24)씨는 “면생리대는 불편할 것이라는 편견을 벗고 보니 좋은 점이 많다”며 면생리대 예찬론을 폈다.

면생리대가 일회용 생리대를 대체하는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단체의 대안 생리대 운동과 더불어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열풍까지 면생리대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안 생리대는 화학 성분을 쓰지 않고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아 환경 운동가들에게도 지지를 받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면생리대는 어머니 세대가 쓰던 투박한 광목천의 기억을 거부한다. 날개를 덧붙이고 똑닥 단추까지 달아 새지 않는 편안한 착용감을 추구한다. 생리대는 흰색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고 알록달록한 무늬와 화려한 색감으로 진화했다. 유기농 면사로 만든 면생리대 등은 고가에 팔리기도 한다.

면생리대뿐 아니라 키퍼, 해면 등 외국에서 시작된 삽입용 대안 생리대도 인터넷 등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직장인 김정은씨(32)는 "질 안에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적응기간이 필요했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장시간 착용해도 안전하고 생리혈을 비운 다음 씻기만 하면 되니까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친환경 반자본 ’만들어쓰기’ 강조하는 ’피자매연대’
‘나만 잘 살면 그만’ 웰빙의 이기심을 거부하다
 
전교조에서 열린 대안 생리대 만들기 워크샵 [사진출처=피자매연대]
'피자매연대’ 느림씨는 “정부가 생리대를 ‘공공재’로 인식하고, 반영구적이며 환경에도 해가 없는 면생리대를 보급해야 한다”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피자매연대’는 대안 생리대를 주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만들어 쓰기’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불고 있는 면생리대 열풍에는 ‘웰빙의 소비병’이 도사리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면생리대를 홍보하는 차원에서 저렴한 가격에 면생리대 판매를 하고 있다. 한달 주문 액수가 200만원에서 300만원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면생리대의 생산은 ‘새움터’ 에 맡겨 기지촌 여성들의 재활을 돕고 수익금은 전액 소수자 운동 단체 등에 기부하고 있다. ‘피자매연대’의 활동이 입 소문을 타면서 면 생리대 판매를 자신들에게 위탁해 달라는 회사도 많았지만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우리는 면생리대가 ‘웰빙 상품’이 되는 현상에 불만이 많아요. 환경과 자본에 대한 고민은 뒤로 미룬 채 그저 ‘내 몸’에 좋으니까, 사서 쓰겠다는 생각만 있기 때문이에요. 웰빙 쇼핑몰에서 파는 면생리대는 미싱으로 박아서 대량 생산을 하는데도, 저희가 직접 손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보다 3배나 비싸요. 7-8개 세트를 모두 장만하려면 비싼 것은 30만원 이상줘야 해요. 결국 면생리대조차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사회가 된다는 거에요. 이런 상황에서는 여성들이 그리고 남성들이 면생리대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생리대에 대한 시장의 구속과 강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면생리대, 가사 노동 증가시켜 여성들의 경쟁력 떨어뜨린다?
그러나 최근의 면생리대 열풍은 일회용 생리대 시장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직장 생활과 가사 등으로 바쁜 현대 여성들에게 빨아서 써야 하는 면생리대는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대안 생리대 운동’의 한계를 말하는 여성주의자들도 적지 않다. 면생리대가 여성에게 과도한 가사 노동을 강제하게 되고 이에 따라 산업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게다가 일회용 생리대의 위험성이 가시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기 때문에 대안 생리대 운동 자체가 큰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아씨는 “시간적으로 빨래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고 자기 피인데도 세탁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주변에 권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안 생리대에 담긴 철학
“생리, 여성만의 문제 아닌 공동체의 문제”
“면생리대를 쓰게 되면 생리를 빠르고 깨끗하게 처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요. 빨기 위해서는 화장실이든 어디든 물에 장시간 담궈 놓았다가 빨아야 하거든요. 세탁하는 과정을 온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보게 되죠. 그 순간 생리는 개인적 문제가 아닌 가족의 문제, 공동체의 문제가 됩니다. ” 면생리대를 쓰는 여성들은 “아버지, 남편, 그리고 남자친구까지 생리대의 세탁을 도와주는 과정을 통해 생리를 ‘자신의 일상’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생리가 공공의 문제로 인식됨에 따라 복지의 개념에도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구호 단체들은 음식처럼 생활의 필수품인 생리대를 극빈자들의 지원 물품에 포함시키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교조는 학생들의 생리에 대해 교육 당국이 부담을 해야 한다면서 교내에 충분한 양의 생리대를 비치할 것을 주장한다.

궁극적으로는 여성 뿐 아니라 남성들도 ‘생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천안성정중의 박덕준 교사는 “경북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미술 시간에 생리대를 직접 만들게 한 뒤 남학생들도 착용해 보는 경험을 하게 한다”며 “생리란 어떤 것이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인지를 가르치는 교육은 남녀학생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안 생리대, 어떤 것들이 있나?
면 생리대, 키퍼, 해면 [사진출처=피자매연대]
쓰레기도 없고, 염증도 없고, 냄새도 없는 대안 생리대. 안전성과 편리성이 검증된 대안 생리대를 소개한다.

면생리대 Rad Pads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생리대와는 달리 천으로 만들어져 있어 빨아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생리대. 보통 부드러운 플란넬 천과 테리 천(수건에 쓰는 천)으로 만든다. 겉 커버와 속감으로 구성되어 있고 생각하는 것 만큼 두껍지 않다. 팬티에 고정시킬 수 있도록 날개와 똑딱 단추도 달려있다. 쓰고 난 생리대는 커버와 속감을 분리해서 찬 물에 담가두었다가 다른 빨래들과 세탁기에 함께 빨면 된다.

키퍼 Keeper
고무나무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들어진 자연고무 생리컵. 재질이 천연고무로 되어 있어 부드럽고 착용감이 좋다. 화학물질이 포함되지 않아 안전하고, 12시간 연속으로 착용할 수 있다. 독성쇼크 증후군의 위험도 없다. 종 모양의 컵을 질 속에 삽입해서 사용한다. 작은 깔대기 모양의 키퍼가 월경혈을 받아낸다. 성 경험이 없는 여성들은 적응 기간이 필요하지만 익숙해지면 편리하다고.

해면 Sea Sponges
깊은 바다에서 자라는 식물성 생물로 만들진 실크 스폰지 생리대. 100% 재활용이 가능하며 환경호르몬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 인체에 무해하다. 보통 때는 조금 단단하지만 물과 만나면 아주 부드러워진다. 해면을 물에 넣고 흠뻑 적신 다음 물기를 꼬옥 짜내고 질 내부에 삽입한다. 사용 후에는 해면을 꺼내 물로 씻는다.
Bookmark and Share
글 쓴 이 : 비회원
☆ 두리(소셜)댓글 달기 : 얼숲(페이스북), 재잘터(트위터), 열린또이름(오픈아이디)으로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