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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보기2006.03.10 00:00
언제까지 엄마곁에… ‘대학 고교4년생’
(::부모대상 오리엔테이션… 의존습관 못버려::)

수도권 K대학 사회계열 학부에 재직하고 있는 K(42)교수는 최근 2학년 학생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생각하 면 쓴웃음이 나온다. 어떻게 알았는지 휴대전화로 연락을 해온 제자는 다짜고짜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데 왜 B냐?”고 학점문 제를 따지고 나왔기 때문이다.

K교수는 “학점이 낮게 나온 이유를 묻는 것이 아니라 ‘나는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데 왜 당신은 이런 점수를 매겼냐’는 논리라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교수는 “대학원생의 학부모가 찾아와 진로 상담을 한 경우도 있었다”며 “대학생인 지 유치원생인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영문학 시간 강사로 일을 하고 있는 안모(여·31)씨도 요즘 학생들을 이해할 수 없다. “얼굴이 좀 알려진 연예인이 내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는데 이 친구를 보겠다고 여학생들이 강의실로 몰려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을 보고 혼을 내지도 못하고 난감했다”며 “몸만 컸지 하는 것을 보면 정말 대학생인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대학에 입학하고도 유년시절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사와 진로는 부모가 고민하고 학생들은 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학문이 아닌 성적에만 연연하는 고등학교 시절과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어 ‘고등학교 4학년생’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한 자녀 가정이 보편화되면서 자기중심적으로 성장하다 보니 부모 도움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자라지 않는 성인들’이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실시된 한양대의 ‘2006년 신입생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에는 학부모 47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날 참석한 학부모들은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을 경청하며 꼼꼼하게 받아적었다.

학부모 김모(여·52)씨는 “아들을 대학에 입학시키긴 했는데 안심이 안돼 직장에 휴가까지 내고 왔다”며 “학사일정, 유학 가 능성 등을 미리 챙기고 싶다”고 말했다. 강모(여·46)씨는 “고등학교 때도 인터넷을 검색해 참고자료를 만들어주는 등 내가 지도해왔다”며 “딸이 빼먹는 것은 없는지 확인하고 싶어 참가했 다”고 말했다. 강씨는 “딸이 이성교제를 하게 되는 것도 걱정된다”며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대학 학생생활 상담연구소 류진혜 연구위원은 “학부모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한다는 것이 이색적으로 보이지만 대학생 자녀의 학업일정과 진로를 학 부모들이 챙기는 것이 이미 보편화돼 있다”고 말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모와 자녀의 지나친 친밀도 와 의존도는 오히려 자녀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여기에 사회 경쟁구도가 심화되면서 부모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풍토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영선·음성원기자 azulida@munhwa.com
[ 기사제공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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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 :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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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보기2006.03.10 00:00
 
언제까지 엄마곁에… ‘대학 고교4년생’
(::부모대상 오리엔테이션… 의존습관 못버려::)

수도권 K대학 사회계열 학부에 재직하고 있는 K(42)교수는 최근 2학년 학생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생각하 면 쓴웃음이 나온다. 어떻게 알았는지 휴대전화로 연락을 해온 제자는 다짜고짜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데 왜 B냐?”고 학점문 제를 따지고 나왔기 때문이다.

K교수는 “학점이 낮게 나온 이유를 묻는 것이 아니라 ‘나는 장학금을 받아야 하는데 왜 당신은 이런 점수를 매겼냐’는 논리라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교수는 “대학원생의 학부모가 찾아와 진로 상담을 한 경우도 있었다”며 “대학생인 지 유치원생인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영문학 시간 강사로 일을 하고 있는 안모(여·31)씨도 요즘 학생들을 이해할 수 없다. “얼굴이 좀 알려진 연예인이 내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는데 이 친구를 보겠다고 여학생들이 강의실로 몰려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을 보고 혼을 내지도 못하고 난감했다”며 “몸만 컸지 하는 것을 보면 정말 대학생인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대학에 입학하고도 유년시절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사와 진로는 부모가 고민하고 학생들은 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학문이 아닌 성적에만 연연하는 고등학교 시절과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어 ‘고등학교 4학년생’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한 자녀 가정이 보편화되면서 자기중심적으로 성장하다 보니 부모 도움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자라지 않는 성인들’이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실시된 한양대의 ‘2006년 신입생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에는 학부모 47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날 참석한 학부모들은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을 경청하며 꼼꼼하게 받아적었다.

학부모 김모(여·52)씨는 “아들을 대학에 입학시키긴 했는데 안심이 안돼 직장에 휴가까지 내고 왔다”며 “학사일정, 유학 가 능성 등을 미리 챙기고 싶다”고 말했다. 강모(여·46)씨는 “고등학교 때도 인터넷을 검색해 참고자료를 만들어주는 등 내가 지도해왔다”며 “딸이 빼먹는 것은 없는지 확인하고 싶어 참가했 다”고 말했다. 강씨는 “딸이 이성교제를 하게 되는 것도 걱정된다”며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대학 학생생활 상담연구소 류진혜 연구위원은 “학부모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한다는 것이 이색적으로 보이지만 대학생 자녀의 학업일정과 진로를 학 부모들이 챙기는 것이 이미 보편화돼 있다”고 말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모와 자녀의 지나친 친밀도 와 의존도는 오히려 자녀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여기에 사회 경쟁구도가 심화되면서 부모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풍토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영선·음성원기자 azulida@munhwa.com
[ 기사제공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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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 :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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