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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키는대로...

싱글족 연말 잘보내는 법

외롭다고? 나만의 성탄 있잖아
싱글족 즐거운 X-마스 보내기
찜질방 밤샘 수다로 우정 쌓고… 자원봉사로 기쁨나누고…
"울면 안돼, 울면 안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대~"

갈 곳 없는 독신자들의 마음 한 구석이 휑하니 쓸쓸해지는 성탄절이 다가왔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캐럴마저 그들 귀에는 처량하게만 들리고, 매일 똑같은 하루 24시간인데 성탄절 날만큼은 왜 또 이리 길게 느껴지는지. 올해도 독신자 신세를 면치 못한 청춘 남녀에겐 "크리스마스 때 뭐할 거냐"는 질문이 지겹도록 싫게 마련이다.

▶찜질방에서 못다 한 `이야기 보따리` 풀어요

당당한 `솔로` 대학원생 박혜나(여ㆍ26) 씨는 성탄절 때 외박(?)을 감행할 작정이다. 바빠서 자주 만나지 못한 직장인 친구들과 찜질방에 가기로 했다.

"주말에 친구들과 찜질방에 가끔 갔지만 한 번도 자고온 적은 없거든요. 야식도 먹어가며 TV도 보고 얘기도 하다가 `진실게임` 같은 걸 하면 너무 재미있지 않겠어요."

한증막, 황톳방, 참숯방, 맥반석 불가마 등에서 땀도 빼고 얘기도 나누며 성탄절을 보내겠다는 독신자가 많아졌다. 한때 노래방이 인기였을 때는 성탄절날 저녁 마이크 잡고 신나게 노래 부르며 스트레스를 푸는 젊은이가 우글거렸지만 요 1~2년 사이에 찜질방에서 모임을 갖는 사례가 자주 보인다.

하지만 성탄절 밤을 친구와 찜질방에서 보낼 요량이라면 몇 가지 유의해야 한다. 우선 수분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 술을 많이 마신 상태로 찜질방에서 오래 머무는 것도 피해야 한다.

▶사랑 나누는 성탄절, 봉사활동으로 뜻깊게

12월의 거리가 비교적 한산하다. 여느 때와 달리 분위기도 차분하다. 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서인지 연말 느낌도 와닿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들 한다. 제 앞가림조차 하기 어려운 형편이니 이웃을 돌아보는 여유는 당연히 줄어들었다. 경기도 안양 P보육원 원장은 "올해 크리스마스 땐 딱히 찾아오겠다고 연락해온 사람이 없다"며 "우리 식구들끼리 예배 드리는 일 이외에 별다른 이벤트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젊은이들 중에는 성탄절을 불우이웃과 함께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자원봉사단체 `열린 이웃`의 관계자 나성수 씨는 "최근 봉사활동 신청자가 크게 늘었다"며 "특히 대학생들의 문의전화가 많고 가족 단위로 자원봉사에 나서려는 분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광진구에 사는 김민주(여ㆍ26) 씨는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죠. 술 마시고 노는 날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저는 예수님의 사랑을 행동에 옮겨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외로움, 독신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불우이웃은 성탄절처럼 `특별한 날`이면 평소보다 배나 더 쓸쓸해진단다. 그들과 성탄절을 같이 하는 독신의 청춘은 아름다움을 넘어 영롱하기까지 하다.

유지영 기자(trustno1@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