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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키는대로...

뇌는 첫 인상을 오래 기억한다

뇌는 첫 인상을 오래 기억한다

▲ 첫 인상이 뇌에 입력되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사람의 첫 인상에는 강력한 힘이 있다. 첫 인상이 뇌에 한번 입력되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뇌는 완고하기 때문에 한번 느끼고 판단한 것을 여간해서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첫 인상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인상은 일단 초기에 형성되면 바꾸기 힘들다. 첫 인상이 나중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초두 효과’라고 한다. 솔로몬 아쉬는 이 효과에 대해서도 이론을 세웠다.

사람은 일단 첫 인상이 형성되면 뒤에 들어오는 정보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먼저 제시된 정보가 나중에 들어온 정보보다 인상 현상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한번 구겨진 인상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것은 이런 초두 효과 때문이다.

왜 그럴까? 수백만 년 동안 인간의 뇌는 잽싸게 인상을 판단하는 논리 회로를 진화시켜 왔다. 낯선 장소가 안전한지, 상대가 사기꾼은 아닌지 재빨리 판단해 움직이지 않으면 생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뇌는 사물을 보면 이런 것이다 하고 정해 버리는 성질을 갖게 됐다. 만일 뇌가 매일 부딪치는 사람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의심하고 뜯어보아야 한다면 금세 지치고 말 것이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당신의 첫 인상’(Your First Impressions Co.)이라는 회사까지 생겼다. 생활 예절과 옷 입는 법, 면접시험 요령 등을 안내해 주는 회사다.
도덕 시간에 교사들은 흔히 “첫 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고 교육을 한다. 첫 인상은 편견이며 틀릴 때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자꾸 볼수록 인상이 달리지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이를 ‘빈발 효과’라고 한다. 첫 인상이 좋지 않게 형성되었다 할지라도, 여러 번 거듭해서 볼수록 행동이나 태도가 첫 인상과는 달리 진지하고 솔직하게 되면 점차 좋은 인상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빈발 효과는 같은 반의 친구나 직장 동료처럼 늘 접하면서 일상적으로 서로 대화하는 경우에만 생긴다. 스쳐 지나가는 관계에서는 초두 효과가 관계를 결정적으로 좌우하게 된다. 첫 인상이 좋으면 나중에 또 만나기가 쉽고 첫 인상이 나쁘면 다시 만나지 않게 된다.

첫 인상이 나빠 고생하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는 적지 않다. 특히 신입 사원 면접이나 맞선에서는 차가운 인상이 딱지를 맞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기 쉽다. 따라서 진정 학생의 미래를 걱정하는 교사라면 “첫 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고 가르치기보다 “좋은 첫 인상을 주려고 노력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따뜻한 첫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 나쁘게 자리 잡은 첫 인상을 지우느라 애먹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첫 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해도 좋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큰일을 한 위인 가운데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으로부터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에게 이런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의 뇌는 기본적으로 완고하고 한 번 생각한 것을 두 번 세 번씩 피곤하게 다시 생각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동호 뉴스와이어 편집장

[ 기사제공 ]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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