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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송년회, 망년회 → 설아래(설밑,세밑)모임

한 해가 끝나갑니다.
이 즈음이면 한 해를 마무리하고 함께 보내는 모임들을 많이 가지지요?
흔히 이것을 ‘송년회’, ‘망년회’라 하는데,…
이 낱말들이 나오면 꼭 듣게 되는 얘기 - ‘망년회’는 일본말이니 ‘송년회’라 해야 한다….
왜 일본한자말은 안 되고, 중국 한자말은 괜찮지요? 또, 일본말은 안 되면서 영어(‘파티’ 같은…)는 괜찮은 게 말이 되나요?
이 논리는 한자말을 떠받드는 이들과 그들이 꿰차고 있는 큰나라말 떠받들고 우리말 죽이는 국립국어원이 만든 논리일 듯합니다.
차라리 ‘송년회’가 비록 한자말이지만 더 앞서부터 써 왔으니 ‘송년회’라고 쓰자고 하는 것이 앞뒤가 맞다 봅니다.
일본말이니 쓰지 말고 한자말이나 영어는 괜찮다는 게 얼마나 엉터리 논리인가 하면…
우리가 쓰는 많은 한자말들이 일본 한자말입니다. 이건 다 괜찮은데 왜 같은 일본말이면서 한자가 아닌 말-오뎅, 다꽝 같은…-은 안 될까요?(같은 일본말이라도 일본 한자말은 괜찮고 그냥 일본말은 안 된다? 한자말을 떠받들어도 너무 티나게 떠받드는 거 아닙니까?^^)
제가 보기엔, 유독 한자말이 아닌 일본말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겨레 느낌[민족 감정] 때문인 듯 합니다. 차마 ‘일본말이라도 우리가 쓰기만 하면 다 우리말‘이라고 우기기에는 겨레 느낌이라는 턱이 너무 높은 거겠지요. 그러니 일본말은 안 된다고 하면서 적당히 우리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척 하는 거라고 봅니다.
한자말을 살려주려고 만든 이 논리가 결국은, 우리가 쓰기만 하면 다 우리말로 쳐 주는 ‘들온말’[외래어]라는 뜻매김으로 이제는 영어를 마구잡이로 우리말로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그럼 우리말로는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요?[‘송년회’, ‘망년회’를 우리말(투)로 갈음하면?]
우리말로는 ‘년말’을 ‘설아래’, ‘설밑’, ‘세밑’이라 했습니다.
그러니 ‘송년회’를 우리말로 하면 ‘설아래모임’, ‘설밑모임’, ‘세밑모임’이 될 것입니다.
물론 설아래에 모이는 모임을 뭉뚱그려 얘기할 때는 ‘설아래모임’ 같이 하고, 모임마다 뜻을 살려 이쁜 이름들을 지었으면 좋겠습니다.
‘설아래 건강 빌기’, ‘설아래 짝 만나기 모임’, ‘설밑 함께 보내기 모임’ 같이요…
이쁜 이름을 지어서 모이면 모임 자리도 더 흥겹지 않을까요…?^^
우리말[한말] 사랑방, 우리말 살려 쓰기, 한글학회, 원칙, 겨레, 사람을 생각하는 참된 보수, 생각 한 자락

* 이 글은 http://2dreamy.tumblr.com/post/13531176776 에서 옮겨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