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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손들어주는 미국

일본 손들어주는 미국…신동북아정책은 ‘日 키워 中 견제하기’
[정치부 2급 정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일본과 한국 연쇄 방문에서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의사를 밝히는 등 ‘일본 띄우기’에 나섬으로써 미국의 대 동북아 정책의 일단이 드러나고 있다. 또 최근 독도,과거사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한 미국측의 속내도 엿볼 수 있게 됐다.

라이스 장관은 19,20일 일본과 한국에서 잇따라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는 미측의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20일 한·일 관계가 악화된 현 시점에 그런 발언을 하게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지난해 8월 미국은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지지한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면서 “한국과 좋은 동맹 관계를 갖고 있고,마찬가지로 일본과도 좋은 동맹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대해 드러내놓고 불만을 표출하진 않았지만 내심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독도 및 과거사 문제 등과 관련,최근 신 대일독트린 등을 통해 “이웃 나라의 신리를 얻는것이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지도적 국가로서 존경받는 첫 걸음”이라며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시점이어서 더욱 곤혹스런 표정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라이스 장관 접견시 상당히 비중있게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정세에 대해 설명하고 “역내의 제반 장애요인들이 역사적·지정학적·전략적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토대로 극복돼야 동북아 평화와 번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따라 최근 미·일 관계가 급격히 좋아지는 반면 상대적으로 한·미 동맹이 다소 약화되면서 미국의 노골적인 ‘일본 편들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제정한 지난 16일 주한 미대사관이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독도문제에 관한한 한국 또는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 어떠헌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일본의 손을 들어준 것도 이를 반증한다.

이와함께 미국이 일본을 내세워 점증하는 중국의 지역적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북핵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의 대북 경제협력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달 미·일이 안보공동성명을 통해 대만해협문제를 ‘공동전략목표’로 포함시키면서 중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고,납치·유골문제로 북·일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등 미묘한 동북아 상황에서 미국이 일본의 적극적인 후원자로 자임하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9일 “라이스 장관은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등 세계 강국으로서의 일본의 역할 증대를 염두에 둔 미국의 새로운 아시아 정책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세계속의 일본의 역할을 강조한 것은 미 행정부가 일본을 중국의 증가하는 지역적 영향력에 대한 견제 국가로 인식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같은날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미국과 일본이 단둥을 거점으로 한 대북 생명선을 끊도록 중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으나 베이징은 이러한 전략적 지혜를 미심쩍게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 오종석 기자 jsoh@kmib.co.kr 사진=국회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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