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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짜장'은 어쩌다 운좋게 표준말이 되었을까? - 엉터리 표준말 규정

'짜장'이란 말을 아십니까?
어쩌면 이 말을 아신다면 고향이 강원 쪽이 아닐까 싶습니다.(물론 먹는 '짜장면'하고는 다른 말입니다.)
이 말은 강원도 영서(대관령 서쪽)와 평북 지역에서 쓰이는 사투리로 '참말로', '정말로' 같은 뜻이랍니다.
그런데 이 말은 표준말로 인정을 받아 엉터리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이 말은 대체 어떻게 표준말이 되었을까요?
전라 지역에서 널리 쓰이는 '허벌나다', '쪼까'와 경상도 사투리인 '억수로'가 더 널리 쓰이는데 말입니다.

전에도 헤아리기 어려운 표준어 규정을 두고 한번 파헤쳐 본 적이 있습니다만...
표준말 규정에 헤아리기 어려운 것은 참으로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나름에 까닭을 들어 표준말 규정이 잘못되었음을 짚고 있고요...
그런데 저는 조금 다르게 보고 싶습니다.
말에서 '표준말 규정'이 있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번 얘기하지만 말은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고 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서 끊임없이 변하는 말에 '규칙', '규정', '법'을 들이대는 것은 말을 죽이자는 것입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어지러움을 줄이고자 한다면 푯대[기준] 정도만 있으면 됩니다.(심지어 이것조차도 긴 시간을 두고는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어찌되었건, 사람이 만든 잣대는 살아움직이는 말을 따라가야지, 말을 틀에 가두고 마름질해서는 안 됩니다.

수많은 사투리들은 사투리라고 사전 언저리에도 못 가 보고(실제로 그리 널리 쓰이지 않는 몇몇 사투리는 사투리라고 밝혀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다른 어떤 말들은 그리 널리 쓰이는 것 같지도 않은데 심지어 표준말로 사전에 올라있기도 합니다.(물론 '표준말'이란 규정 자체가 엄청나게 멍청한 소리라는 건 많은 분들이 짚어주고 있는 문제고요...)
이제는 말에다가 사람이 만든 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다시 돌이켜봐야 합니다.
그리고 말 죽이는 틀을 없애고 사투리에서도 좋은 우리말을 되살려야 우리말이 살아날 것입니다.

* 이 글은 http://2dreamy.tumblr.com/post/9859995776 에도 함께 실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