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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warm up'에 걸맞은 사투리, '시루다'

혹시 'warm up'에 걸맞은 우리말을 아십니까?(이 때는 '몸을 풀다'라는 뜻보다 '기계 같은 것을 덥혀서 준비를 하다'란 뜻)
아마 서울, 경기 말에는 이런 말이 없지 싶습니다.(그러니 당연히 표준말에도 없습니다.)
경상 지역에서는 이런 걸 '시루다'라고 합니다.
'시루다'는 여러가지로 쓰이는데, 어떤 곳에서는 '(자전거 페달을 밟아서)젓다'라는 뜻을 가진 경상도 사투리라고 해 놨습니다.(함께 보기)
하지만 이 말은 그냥 '젓다' 혹은 '나아가게 하다'란 뜻이 아니라 옛 어른들이 썼던 것을 되새겨보면 차라리 '속도를 올리다'라는 뜻에 가깝습니다.
처음 이 말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말이 기계 같은 것을 warm up하는 데로 넓혀 쓰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투리라고 얕잡아 보지 말고 이 말을 살렸으면 warm up에 알맞은 우리말이 생겼을 텐데요...(물론 '덥히다'라고 써도 됩니다만, 이럴 때는 다른 말과 구분해서 쓰면 더 좋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말 사랑방


* 이 글은 http://2dreamy.tumblr.com/post/9914811439/warm-up 에도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