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 보기

"장애인의 성" 낯설지만 인정해야

[장애인의 性과 결혼] ‘장애인의 성’ 낯설지만 인정해야


[서울신문]장애인의 성 문제를 다룬 국내 첫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핑크 팰리스’(지난 5월 부산아시아독립영화제 상영)의 서동일(33) 감독은 “장애인에게도 성이 있다는, 당연하지만 너무도 생소한 사실을 인정해야 대안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범한 대기업 사원이었던 그가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장애인 잡지의 짧은 기사 때문이었다.‘섹스 한 번이 평생 소원’이라는 한 장애인의 사연에 충격을 받은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다.100여명의 장애인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가진 성욕이 ‘나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영화를 만들면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욕구를 우리 사회가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런 인식이 장애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가로막는 벽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영화 제목 ‘핑크 팰리스’는 호주 멜버른시에 있는 장애인 전용 매춘업소의 이름에서 따왔다. 휠체어용 경사로와 넓은 문, 좌식 샤워기 등 편의시설을 완비한 곳이다. 서 감독은 “우리나라에 당장 ‘핑크 팰리스’를 만들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시설이 존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환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번도 공론화조차 된 적이 없는 장애인의 성 문제를 양지로 끌어올려야 우리 현실에 맞는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Copyrights ⓒ서울신문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기사제공 ]  서울신문